"남북한「단일정부」통일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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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AP=연합】조자양 중공 수상은 8일 중공을 방문중인「로버트·호크」호주 수상과의 회담에서 중공은 한반도가 단일정부아래 재통일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더 이상 갖고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문제와 관련, 중공이 이 같은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크」수상은 또 3시간에 걸친 조 수상과의 회담이 끝난 후『나는 한국이 중공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중공 측에 전달했다』고 말하고『이 같은 설명에 대해 조 수상은「비상한 관심」(keen interest)을 갖고 경청했다』고 말했다.
「호크」수상을 수행중인 호주관리들과 중공외교부관리들에 따르면 조 수상은 이 자리에서 중공이 북한이 제시한 3자 회담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남북한 통일은 각기 고유의 사회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측통들은 조 수상의 이 같은 발언이 남북한간에 서로 융화될 수 없는 차이점이 존재함을 북경정부가 인정하고 있다는 가장 명백한 시사라고 논평했다.
호주 관리들은 이 회담에서「호크」수상이 남북한간의 직접적인 대화 없이는 한반도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조 수상은 중공도 한반도 긴장사태를 우려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호크」수상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조 수상에게 한반도에 서로 다른 두개의 정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호크」수상은 이어 한국이 중공과의 관계개선을 희망한다는 한국정부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조 수상은 또 중공이 남북한 회담에 참여할 용의가 없는가 라는「호크」수상의 질문에 『중공으로서는 이 같은 회담을 측면에서 지켜보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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