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구 천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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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오랜만에 와보면 숨이 막혀
얼마전 친구의 결혼으로 종로의 한 예식장을 찾았다. 서울을 떠난지 벌써 3년이 되어 오랜만에 딸아이 손을 잡고 서울 나들이를 하였는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과 탁한 공기, 원색의 거리로 변해버린 중심가를 보니 빨리 이곳을 떠나 조용한 나의 집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무수히 토해내고 집어삼키는 지하철에도 사람은 초만원-.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에서 숨 한번 제대로 쉴수없었던지 딸아이는 헉헉거리며 울고있어『여기 우리 아이좀 도와줘요』라고 외쳤더니 어떤 군인아저씨가 번쩍 안아 목말을 태워주어 위기를 면했었다.
『서울이 좋다지만 나는야 싫어』의 노래말처럼 지방에 나의 보금자리를 마련한것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보고 새삼스럽게 서울은 강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도시임을 다시한번 느꼈다.
이숙회<인천시 남구 주안동 주공아파트29동401호>
주요기관·대학 과감한 분산을
옛말에『사람은 나면 서울로 가고 말은 나면 제주도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은 서울로 가야한다는 관념을 가지고있으므로 서울로 많이 집중한다.
또 실제로 서울에 가면 무엇을 하더라도 시골보다 훨씬 낫다.
더구나 지방대학 출신은 존재가 없으며 갈곳이 없으므로 서울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관념도 가지고있다. 그러므로 인구의 집중을 막으려면 주요기관을 서울의 위성도시로 옮기고, 또 대학들을 지방으로 이전함과 아울러 서울의 입주를 제한하는등 획기적인 대책이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리라 생각된다.
임만성<김천시평화동372의1>
71년도 5백만은 옛이야기
인구분산 정책을 조소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불어가는 서울 인구 5백여만 인구에 놀랐던 71년도는 전설속에 묻혀버렸다.
서울인구 천여만명!
서울엔 71년도와 같은 서울이 또 하나 탄생했다. 제한된 공간에 또 하나의 서울이 들어섰으니, 그렇지 않아도 북쩍거리던 서울은 숨통이 막힌다.
왜, 사람들은 서울로만 몰리는가?
서울을 위하고, 아울러 지역 사회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서 먼저 국민들 스스로 자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행정당국도 이의 원인을 규명한 후에 이제 정말로 근본적인 치료를 행해야 하리라 믿는다.
남무환<경북 안동군 풍산읍 매곡1동159>
시골은 노인만 사는곳인가
우리마을엔 가구수가 90호인데 대부분이 예순이넘은 노부모들만 농사일을 돌보고 농촌을 지키고있다.
젊은이들은 아이들 교육이다, 취직이다해서 모두들 서울로 올라갔고 농촌엔 오래 나이든 분들과 능력없는 사람들만 모여서 생활하는 곳 인줄 착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나라가 발전하려면 농촌의 젊은이들을 보라는 말이있듯 젊은이들은 농촌을 외면하는데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된 폐단인지 묻고싶다.
서울에만 대학교를 밀집시키고 공장이다 본사다해서 모든 관문은 서울을 통해야만 일이 끝날수 있도록 해놓은 정부의 방침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영신<강원도 평창군 대화면 하대화5리3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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