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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 국내 첫 쇠똥 연료 발전소 건립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우의 고장 강원도 횡성군에 쇠똥을 연료로 하는 발전소가 들어선다. 가축 분뇨 발전소가 세워지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횡성군과 한국동서발전은 12일 축분 바이오매스 발전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11일 밝혔다. 545억원을 들여 2018년 6월 준공인 추진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10㎿급으로 330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연료는 축사에서 나오는 쇠똥이다. 보다 정확히는 축사 바닥에 까는 톱밥에 쇠똥이 섞인 것을 거둬 일정한 형태로 만든 뒤 말린 것이다. 횡성군은 ㈜이레와 함께 개발한 기술로 만든 연료다. 횡성군에 따르면 한우 40마리가 1년 동안 만들어내는 연료는 3만2444㎏으로, 등유 1만2688ℓ, 무연탄 2만5234㎏를 대체할 수 있다.

횡성군에는 현재 2000여 농가에서 5만500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다. 군은 이들 농가에 쇠똥 연료를 만드는 설비를 보급,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연료를 만든 뒤 동서발전에 공급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연간 6만t의 발전용 연료를 가축 축분으로 대체해 연간 158억원의 에너지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축산 농가에서 생산된 쇠똥은 퇴비로 활용돼 왔으나 횡성지역의 논·밭 면적에 비해 생산량이 너무 많아 축산농가에 그대로 쌓아놓는 등 골칫거리였다. 2000년 횡성지역에서는 톱밥이 섞인 쇠똥은 트럭(5t) 1대 분에 35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무료에도 가져가지 않는 상황이다. 홍춘기 과학영농 담당은 “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 한구 농가는 소뿐 아니라 쇠똥을 통해서도 소득을 올리는 등 1석2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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