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아시아] 인도, 전방위 자원 외교 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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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 들어 인도의 에너지 수요는 지난해보다 2.7% 늘어난 하루 266만 배럴(석유로 환산한 수치)이다. 인도는 이 중 70%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빠른 경제성장(올해 7.5% 예상)에 따라 인도의 에너지 사용량은 2010년까지 매년 10%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인도 정부와 기업들은 에너지 수입 확대와 해외 자원개발권 획득이라는 양동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숙적 파키스탄과도 손을 잡겠다는 게 인도 정부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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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유전.가스전 개발=인도 석유.천연가스공사(ONGC)와 민간업체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RIL) 등 6개 업체가 올해 해외에서 확보한 유전.천연가스 개발권은 10곳에 이른다. ▶쿠바의 40억 배럴 매장 유전 개발권(지분 30%)▶오만의 북부 해저 유전 18광구 등이 대표적이다.

인도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ONGC가 해외 에너지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은 2000년부터다. 지금까지 미얀마.러시아 등 13개 국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 하루 평균 9만 배럴 분량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들여오고 있다. 2010년까지는 하루 수입량을 40만 배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자원 외교=인도 정부는 에너지 확보를 위해 전방위 외교를 펼치고 있다. 3월에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인도로 초청했다. 차베스는 인도 방문 후 "ONGC와 베네수엘라 국영석유(PDVSA)가 베네수엘라에서 공동으로 석유를 개발할 것이며, 하루 생산량 10만 배럴 규모의 유전을 후보지로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올 1월에는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이란에서 연간 750만t의 LNG를 25년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는 또 숙적인 파키스탄에 이 가스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 위해 파키스탄과도 협의 중이다.

인도 정부는 25일엔 뉴델리에서 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터키.아제르바이잔.한국.일본 등의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아시아 석유수입국 회의를 열었다. 올 초에 이어 두 번째다. 트리파티 석유차관은 "아시아의 원유 생산국과 소비국 간의 유대를 강화해 서로에게 유익한 투자를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러시아.중앙아시아가 최대 공략 지역=인도는 특히 아직 개발이 더딘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5월에는 압둘 카람 대통령이 인도 대통령으로선 17년 만에 러시아를 찾았다. 에너지 분야에서 러시아와 적극 협력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방문한 것이다.

카람 대통령의 방러 직후 ONGC는 "입찰을 통해 사할린 3가스전(6억t 이상 매장) 개발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러시아 국영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와 합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ONGC가 카자흐스탄과 카스피해 유전.가스전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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