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 살 길은 「제5의 전형」개발|전 여자탁구 대표코치 윤상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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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여자탁구가 세계정상을 탈환하기 위해서는「제5의 전형」개발을 빨리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진속공에 파워드라이브를, 양핸드공격에 전진속공을 가미하는 것이지요.』「여자국가대표선수제조기」로 명성(?)을 떨치고있는 윤상문(38·제일모직)코치는 국가대표2차선발전을 마친 후 국내여자탁구의 나아갈 길을 이렇게 제시한다.
『이번 선발전에서는 김숙희·이미우(이상 제일모직)·박지현(전주신흥고)등 셰이크핸드공격형이 크게 두각을 나타냈읍니다. 「전형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는 국내탁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만 반면에 이는 한국탁구가 파워를 앞세운 양핸드의 유럽에 얼마나 약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윤 코치는 자신의 오랜 국제경기경험을 통해 이번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셰이크핸드공격형으로서는 유럽세를 뚫을 수 없다고 단정하면서 「제5의 전형」개발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지금까지 국내탁구는 일본이나 중공을 본 뜬 파워드라이브나 전진속공이 주류를 이뤄왔으며 최근에는 유럽의 셰이크핸드공격형이 강세를 보이는 것 등은 한국탁구가 자체의 전형을 개발하지 못하고 계속 모방만을 해와 항상 한 걸음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윤 코치는 현재 자신이 가르치고있는 양영자 김숙희 이미우 이계선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고있다.
파워드라이브인 양영자와 양핸드공격형인 김숙희·이미우의 라켓뒤쪽에 이질라버를 붙여 이질변칙형공격력을 가미시키고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이러한 기술이 크게 위세를 떨쳤다.
『아직까지는 기술수준이 미숙해 기대했던 것보다는 성과가 적지만 적어도 1, 2년 안에는 국내탁구에 큰 회오리를 일으킬 것이 틀림없습니다.』
윤 코치가 말하는 「제5의 전형」은 현재 세계탁구의 4대전형-①전진속공(중공) ②양핸드좌우드라이브(유럽) ③이질변칙(중공) ④전통수비-중 2가지를 가미시키는 것으로 이것이 이뤄지면 현재 1가지만을 사용하는 선수들에 비해서는 크게 유리하다는 것이 윤 코치의 주장이다.
이와 아울러 윤 코치는 기술의 1단계인 서비스와 서브리시브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미래지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시온고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윤 코치는 78년 창단된 제일모직을 맡아 줄곧 정상을 유지토록 했으며 유고 노비사드와 동경세계대회 등에서 국가대표코치를 역임했다.
특히 윤 코치는 이수자 김경자를 비롯한 양영자·이미우·김정미등의 국가대표선수를 길러냈으며 이번 선발전에서도 무명이었던 신예 김숙희를 1위로 끌어올리는 등 지도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줘 「국가대표선수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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