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당좌 대월도 취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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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산은이 앞으로 거래 기업 (산은 대출 기업·정부 또는 산은 출자기업)에 대한 당좌 대월을 취급한다. 이에 따라 거래 기업체의 정기예금은 물론, 특히 요구불 예금의 유치에 산은은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으며, 단기 여유자금을 갖고 콜 시장 (은행끼리의 2∼3일 짜리 단기자금 거래시장)에도 직접 들어간다. 「일반 은행이 취급하기 곤란한 산업 자금의 대출과 관리」라는 주된 목적이외의 것에는 별로 눈을 돌릴 줄 몰랐던 산은이 기존의 산은 법 테두리 안에서도 가능한 상업적인 업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이다.
산은은 지난해부터 모색해오던 산은 활성화 방안을 위와 같은 선에서 마무리짓고 최근 관계 당국과도 협의를 모두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당초 거래 기업만이 아닌 모든 기업으로부터도 예금을 받고 상업어음 할인 업무도 취급하며, 한은으로부터의 재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욕심으로 산은 법 개정까지를 생각했었으나 일이 커지고 번거로워지자 산은 법을 바꾸지 않고도 가능한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산은의 대출이나 보증을 받아쓰고 있는 업체들은 앞으로 산은으로부터도 당좌 대월을 쓸 수 있게 됐고, 대신 산은은 이들 업체들이 다른 시은 등에 맡겨두었던 단기성 예금의 상당부분을 끌어올 수 있다.
장기 저리의 산은 자금을 쓰고있는 업체들이 산은의 「권유」를 물리칠 수는 없는 일이고 그만큼 산은은 자금의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것이다.
산은은 또 지금까지 한은에 맡겨두거나 국채·통안 증권 등을 사두는 방법으로만 운영해오던 여유 자금을 콜 시장에도 내놔 운용하기로 했다. 산은의 콜 시장 참여는 산은 법을 바꾸지 않고도 재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한편 지금까지 중앙은행인 한은은 산은의 자금이 장기시설 자금 성격이고 또 통화 관리상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에서 산은의 당좌 대월 취급, 콜 시장 참여 등을 막아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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