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한방체질론|태음인과 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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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 나라에는 「열병에 땀도 못 내고 죽을 놈」하는 지독한 욕설이 있다. 그런데 태음인의 열성병에는 반드시 약을 써서 땀을 내야만 병이 풀린다. 그러나 약을 써도 땀이 나지 않으면 위험할 뿐 아니라 생명에도 관계가 된다. 비단 장티푸스뿐만 아니라 독감·유행성감기에도 약을 먹어 땀을 내야만 한다.
태음인이 약을 먹어도 땀이 나지 않아 위험상태에 이르면 비싸더라도 웅담을 구하여 복용해야한다. 용담은 태음인에게 땀을 나게 하는 중요한 약이기 때문이다.
열성법에 나는 땀은 어디서 나든지 땀방울이 굵어야한다. 땀이 나다가 잠시 후에 들어가게 되면 원기가 허약하여 병을 이기지 못한다는 증거가 된다.
태음인의 대변은 항상 묽게 나와야하는데 만일 대변이 굳고 변비가 생기면 가슴속이 불타서 답답하여 견디지 못한다. 이 체질 중 어떤 사람은 음식을 먹기만 하면 변소에 가는데 하루에 몇 차례씩 대변을 보아도 이는 병이 아니니 염려할 필요가 없다.
태음인의 좋은 음식은 육류로는 소에서 나온 것은 모두가 좋으며 우유와 버터는 아기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품이다.
몸이 허약하고 폐·기관지가 나쁠 때에는 소의 뼈를 고아서 먹으면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없다. 생선류는 지방질이 적은 담백한 것, 즉 조기·명태·민어·오징어 등을 들 수 있고 과실류에는 배·밤·호두·은행·잣·살구 등을 들 수 있다.
변비에는 배를 갈아먹으며 식체로 가슴이 답답하며 설사가 날 때에는 밤을 달여먹고 해수 천식에는 은행·호두·살구 등이 약이 되며 소갈·당뇨에는 잣을 장복하면 좋다. 특히 소화가 안될 때에는 흑설탕을 진하게 끓여서 한 컵 정도 마시면 즉시 내려간다.
채소류는 무우·도라지·연뿌리·마·고사리가 좋은 식품이며 약으로도 쓰이게 되는데 무우는 강한 소화작용을 하고 도라지와 마는 폐·기관지·인후에, 연뿌리는 지혈제로 쓰인다.
곡물류로는 밀가루·콩·율무가 좋으며 밀가루 음식이나 콩으로 만든 음식은 태음체질에는 더 없는 좋은 식품이다. 또 율무는 습을 없이하는 약으로 부종이 생겼을 때에 밤과 율무를 함께 달여먹으면 즉시 부기가 빠진다. 또 피부질환 중 사마귀가 떨어지고 습진을 낫게 하는 명약이 된다. 요새는 항암제로 널리 애용되고있다.
태음인은 비교적 식성이 좋고 많이 먹는 체질이나 성격상 규칙적 생활을 하지 못하므로 때에 따라서는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폭음·폭식을 하여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일이 많다.
금기해야할 것은 성분이 열하거나 자극성이 강한 음식으로 태음인의 음식은 담백한 것이라야 한다. 그 때문에 돼지고기·닭고기·개고기가 다 좋지 않고 마늘·생강·후추 같은 자극성 있는 것과 오이·참외· 수박 같은 생랭한 것, 또 인삼은 물론이요, 꿀이 체질에 맞지 않는다.
태음인은 살갗이 비후하고 땀이 많기 때문에 계절적으로 여름철에 견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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