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게시판에 "상납안하기"표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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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부군수제 및 부구청장 제의 시행연기 이후 내무부와 서울시청 내에서는 이 연기조치가『시행을 완전 보장받은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논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것은 아니다』고 보는 견해가 교차.
「보장을 받았다」고 보는 측은 정부가 국회에서 선거와 관련한 오해를 씻기 위해 시행연기를 밝혀 홍역을 잘 치른 것으로 분석, 느긋한 입장이고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고 보는 측은 비록 시행을 연기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야당 측의 정치적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것.
특히 부군수제의 시행연기로 직제개정안에 대한 논쟁이 고개를 숙이자 내무부의 한 당국자는 『부군수제의 존치 자체만으로도 큰 뜻이 있는 것』이라며 『받아놓은 밥상이니 언제 먹어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
그러나 서울시의 구청직제개정시행이 총선 뒤로 미뤄지자 서울시관계 공무원들은 정초부터「좋다 말았다」며 「손에 쥐었던 영전과 승진」을 놓치기나 한듯 허탈한 표정들.
게다가「구청장 관내거주 의무화」방안마저 「선거에 앞선 어떤 오해」란 이유 때문에 또 다시 중도하차하자 매사를 그런 식(?)으로 관련지으면 「어떻게 소신껏 일할 수 있겠느냐」고 못마땅한 눈치들.

<일요일에 출근하기도>
○…각부처마다 새해 업무보고 준비로 분주하지만 교통부는 특히 열을 올려 다른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난 느낌.
새해 들어 거의 매일 야간작업까지 하며 업무보고 준비를 하고있는 직원들은 일요일인 지난 22일에도 대부분 출근, 정상근무를 했고 일부는 다음날 새벽2시까지 특근을 했는데 이는 손수익 장관의 남다른「의욕」때문.
손 장관은 업무보고 내용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검토, 내용은 물론 용어까지 일일이 수정하는 등 완벽을 추구해 소문난 내무관료의 면모를 과시.

<이색구호로 눈길끌어>
○…서울서대문경찰서 형사계게시판엔 구정을 앞두고 4가지 이색구호가 나붙어 직원들은 물론 민원인들의 눈길이 집중.
형사계입구 게시판에 쓰여진 구호는 『상관에게 상납안하기』『관내 업소 출입금지』『선물 안주고 안 받기』등.
이를 본 한 직원은『민원인들이 이 구호를 보고 아직도 경찰서에 상납풍조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위원장재출마에 반발>
○…전국자동차 노동조합연합회는 오는 2월로 임기 만료되는 현 위원장 이상원씨가 「재출마」선언을 하자 4명의 부위원장단이 연합세력을 구축, 재출마를 반대하는 12가지 항목을 내세우며 이씨를 공격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
12가지 항목가운데는「버스안내양들의 인권침해」라는 이유로 한때 상영이 금지되는 등 말썽을 빚었던 영화「도시로 간 처녀」가 시비거비로 등장하기도.
이 영화는「삥땅감시원에게 온몸이 발가벗긴 채 몸수색을 당한 버스안내양이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옥상에서 투신자살」하는 내용이 그 줄거리.
부위원장단은 이 영화가「안내양의 인권침해」라는 노조 측의 항의로 82년 12월부터 상영이 금지됐다가 지난해 3월 일부내용을 수정, 재 상영케된 이면에는 위원장과 영화사간에 모종의 뒷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추궁.
이밖에도 부위원장단은 지난해 경주서 열린「초호화판 한-일 노조간부 청년제의 자금출저를 대라」고 공격.
이에대해 이위원장의 한 측근은 『모든 일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아니냐』면서『부위원장도 엄연한 노조간부들인데 사실무근인 지난 일들을 들춰내는 것은 누워서 침 뱉는 꼴』이라고 분개.

<면담 필요성을 강조>
○…제적학생복교를 앞두고 26일 기자회견을 가진 서울대 이현재 총장은 제적학생을 「가출했다 집에 돌아온 아이」에 비유.
이 총장은『면학에 전념하겠다는 제적학생은 모두 다시 받아들이겠다』면서『제적학생의 면학자세 판단기준은 물리적인 기준이 있는게 아니고 단지 지도교수가 상담을 통해「제적학생이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
이총장은 이어『가정에서 자식이 가출했다 돌아오면 부모들이 어디 가서 어떻게 지냈느냐. 혹시 나쁜 짓이라도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고 반문.
이 총장은『가출한 아이의 행적이 나빴다면 꾸짖고 바르게 나아가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니냐』면서 현재 제적학생들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도교수와의 면담필요성을 역설.

<안먹는게 보신일수도>
○…가짜녹용에 대한 수사를 끝낸 서울지검 특수3부는「녹용진위구별법」을 묻는 문의전화에 답변하느라 진땀.
어떤 시민은『몇달전 거금을 주고 산 녹용이 가짜인 것 같지만 돈이 아까워 먹고있다』면서 『보신은 그만두고라도 건강에 해롭지는 않느냐』고 고민을 실토.
이에 대해 한 수사검사는『녹각에 소피를 주입시킨 녹용이라면 인체에 직접 해는 없지만 「가짜노이로제」때문에 결국은 건강에 해로운 것 아니겠느냐』며『그럴 바엔 보약을 안 먹는 것이 보신』이라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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