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럭키 대폭 인사…회장 크게 격상 현대, 국제화 과시…외국인 등 초청 하례 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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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 단행된 럭키금성 그룹의 최고 경영진 인사 이동은 70년 1월 구자경 회장이 그룹의 대권을 승계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인사.
이번 인사 중 두드러진 특징은 종전 1명의 부회장을 3명의 부회장단으로 확대하여 회장실의 기능을 보강함으로써 구 회장의 격을 한층 높인 것이다.
3명의 부회장들 중 허준구씨가 금성전선 회장 겸 그룹 통할 부회장을 맡고 있으나 석유화학·금융·유통서비스 등 럭키 및 그 계열사는 구평회 부회장이, 금성사 및 금성사 계열사는 허신구 부회장에게 경영권이 일단 위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씨 계열 6, 허씨 계열 3, 기타 1이라는 그룹의 자본 구성비는 변동이 없다.
윤욱현·차유배씨 등 구인회 전 회장과 함께 그룹을 일궈온 원로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기여하는 선에서 상임 고문으로 물러앉은 대신, 57년 입사한 공채 1기 한성갑씨와 63년 특채한 변규칠씨를 그룹 조정실 사장 등으로 중용, 공채와 전문 경영인들에 대한 문호를 넓힌 것도 주목된다.
또 이 그룹 서열 5위로 회장단 바로 다음의 비중을 가진 구두회씨를 미주 지역 통할 사장으로 발령한 것은 기존 미주 기구를 손대지 않고 이를 통괄한다는 점에서 칼텍스 등 합작 업체와의 교섭 및 국제 금융조달 등 차원 높은 일을 기대하는 것 같다.
이혜조씨의 럭키금성상사 사장 발령은 이 회사가 그룹 안에서 럭키·금성사에 이어 3위의 비중을 가졌으면서도 타사에 비해 수출 실적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 젊음으로 커버해보려는 뜻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인사에서 자본금 2백억 원으로 급성장한 럭키증권 사장을 빈자리로 남긴 것은 업무의 특수성에 비춰 전문 경영인을 외부에서 기용하는 것이 아닌가 보인다.
대폭적인 사장단 이동에 이어 대규모의 중역진 인사 이동이 곧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 그룹은 23일 하오 롯데 호텔에서 주한 외교 사절단·외국 특파원 및 외국 거래선과 국내 재계 학계·금융계·언론계 등 5백여 명을 초청, 신년 하례 회를 가졌다.
이 같은 현대의 대규모 신년 하례 회는 기업의 국제화에 따른 것으로 이번이 3번째.
이날 하례 회에는 외국인으로서 「프레데리코·C·카르나우바」 브라질 대사, 「마에다」 (전전리일) 일본 대사 등 각 국 대사 10여 명 등 2백여 명이 참석했으며, 학계에서는 이현재 서울대 총장 등 10여 명이, 언론계에서는 오재경 동아일보 사장 등과 각 그룹의 재계 인사 등 3백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이익 추구」보다는 「사회적 책임의 수행」에 두고 있으며 근로자들에 깊은 신뢰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경영자 총 협회가 1백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노사 관 및 새해 경제 전망에 따르면 기업 경영의 목표가 ▲ 사회적 책임 수행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1%로 가장 많았고 ▲ 이윤 추구 24% ▲ 종업원 생활향상 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 발전에 누가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대다수 (76%) 가 전 종업원이라고 대답했으며, 근로자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94%)이 협조적이며 근면·성실하고 창의력이 강하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새해 경제에 대해서는 전체의 76%가 매출액이 늘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 같은 매출 신장은 수출 (38%)보다는 주로 내수 (60%) 쪽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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