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투성이 캘린더 단기 표시 왜 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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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며칠전 중학교 2학년인 우리집 아들이 난데없이 올해 단기 몇년이냐, 음력 며칠이냐고 물어오기에 새 달력을 바라보며 한참을 말 못한 적이 있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붙잡고 올해가 단기 몇 년이냐고 물어보면 자신 있게 말할 분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
어제는 손자가 달력을 가르쳐 달라고 하기에 달력을 바라보다 그만 새삼스럽게 놀랐다. 달력의 요일난에는 영어와 한자밖에 없지 않은가. 음력날짜도 표시돼 있지 않았다. 한자나 영어로 써야만이 그 뜻을 아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노인이나 아이 모두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우리말로 쓰지 않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새해달력에는 때늦은 감이 있으나, 매일 배달돼오는 신문만이라도 이런 것들이 참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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