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완화·평화정착|북한, 유엔 중재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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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은 미얀마참사이후 한층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태의 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케야르」유엔사무총장의 중재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이른바 3자 회담제의는 국제적으로 외교고립을 모면하려는 위장 평화공세임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유엔주재대표 한시해는 지난4일「케야르」유엔사무총장에게 김일성 서한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케야르」총장의 중재제의를 거부했다.
소식통은 김일성의 친서는 한반도 긴장의 주요 책임이 한국과 미국에 있다는 등 그들의 상투적인 종래 입장을 되풀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전하고 이로 미루어 북한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 뻔한 3자 회담을 제의한 것은 미얀마폭파사건으로 궁지에 빠진 입장을 호도 하려는 위장평화공세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일성의 서한은 미얀마참사조사가 끝난 뒤 이원경 외무장관이 지난해 11월11일「케야르」사무총장에게 보낸 북한의 폭력행위 확산에 대비한 적극적인 외교적 예방조치 강구 요청 서한에 따라 「케야르」총장이 지난해 11월29일 남북한에 각각 자제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데 대한 회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야르」사무총장은 페루 외무차관시절 남북한을 각각 방문했고 유엔주재 페루 대표시절에도 한반도 문제에 개인적 관심을 많이 가진 인사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북한의 자제촉구·이산가족재회 문제를 포함한 남북한 회담 재개를 위한 중재노력을 요청한바 있으며 앞으로도 남북한 최고책임자 회담제의 등 지난12일 발표한 손재식 통일원장관의 대북 제의를 전달, 이의 성사를 위한「케야르」총장의 노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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