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구입 여부 주부에 결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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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물건을 살 때 주부의 의견을 따르며 물건을 고를 때는 값보다는 품질이나 메이커의 명성 등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지난해 10월 전국 1천9백55개 가구의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 분석, 9일 내 놓은 「주요도시 소비자 구매성향 조사보고」에 따르면 물건을 살 때 주부의 판단에 따르는 경우가 전체의 61.3%로 가장 많았고, 이 밖에 남편(21.6%) 자녀(6.3%)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기·전자제품이나 가구 집기류처럼 값비싼 내구재의 경우는 남편의 의견을 따르는 경우가 각각 47.6%, 41.4%로 주부의 의견을 따른다는 응답(각각 34.6%, 40%)보다 많았다.
물건을 고를 때는 품질(47.3%)이 가장 중요시되며 그 밖에 메이커의 명성(23.7%), 가격(13.1%), 색상 및 디자인(12.8%)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기·전자 기기에서는 메이커의 명성(58.3%)을, 의류는 색상 및 디자인(36.5%)을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꼽았다.
한편 최근 성행하고 있는 바겐세일에 대해서는 이용률(61.5%)은 높은 편이나 인식은 매우 나빠서 전체의 15.9%만이 물건을 싸게 살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을 뿐 자주 있어 신경도 쓰지 않는다(34%), 정상 품보다 품질이 떨어진다(28.6%), 시장 가격보다 오히려 비싸다(21.4%)는 등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표시제에 대해서도 불만이 매우 높아 표시가격이 적당해 그대로 산다는 응답은 30.8%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표시가격이 비싸다(52.3%)고 보고있거나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인데도 아예 가격표시조차 안돼 있다(16.6%)는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최근 부쩍 늘고있는 해외유명 브랜드 도입상품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주부가 극히 비판적인 견해를 보여 대부분의 품질에 비해 값이 턱없이 비싸다(70.6%)거나 품질은 떨어지는데 값만 비싸다(14.1%)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1년간 불량상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주부는 전체의 60.8%로 이들 중 58%는 항의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으나 39.1%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소비자고발의식이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 50대 주부에 비해 30대 이하 주부가 오히려 고발을 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불량상품을 고발한 주부 중 59.5%는 상품교환이나 환불을 받았으나 나머지는 사과나 해명만 듣거나(20.6%) 아예 아무효과도 없는(15.2%) 것으로 밝혀졌다.
바람직한 불량상품 근정 방안으로는 국산품의 품질개선(48.2%)을 가장 많이 들었으며, 고발제도 강화(13.8%) 단속 및 처벌강화(12.7%) 순으로 나타난 데 비해 소비자단체의 활성화(5%)에는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산품 중 외국상품에 비해 가장 손색이 없는 품목으로는 섬유·의류(51.6%)를 꼽았으며, 가전제품(6.9%)이나 가구 집기류(3.8%)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품광고에 대해서는 꼭 필요(34.2%)하거나 필요할 때가 더러 있다(58.3%)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광고내용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허위·과대광고가 많다(58.1%)고 생각하고 있으며, 광고의 빈도수도 지나치게 많다(68.2%)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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