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고려청자 신고한 김경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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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횡재라는 생각이 맨먼저 머리를 스치더군요. 집에 가져와 더덕더덕 붙은 개흙과 키조개를 떼어내면서 은근히 배어나오는 푸른청자빛은 결코 나혼자만의 소유물이 될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7백년간의 신비를 안고 「어두지」 섬 해저개펄에 묻혀있던 고려평자 4점을 발견, 첫신고한 김경렬씨 (37 전남고전군도양읍봉암리1614)는 아직도 흥분을 가누지 못한다.
해태등 양식업을 하는 김씨는 지난8일 자기 배에 스쿠버 김용열씨(42·여수시국동)를 일당5만원에 고용, 자연산 키조개탐색에 나섰다가 뜻밖의 고려청자를 발견했다.
수심30m를 뒤지던 스쿠버 김씨가 개흙이 잔뜩 묻은 도자기를 물밖으로 내미는 순간 문화재에 대해서는 전혀 문외한인 김씨였지만 「신안유물」이 연상돼 중요성을 알수 있었다는 것인다.
김씨는 광주 숭의실고를 졸업한 뒤 6년간 교도관생활을 한 전직공무원 퇴직 후 10년간 서울광주간 농산물 중개인으로 모은 9백만원으로 5t급 채취선을 건조, 양식업으로 전환했다.
올해도 2백50책의 김발을 세워 생산을 눈앞에 둔 김씨는 『청자를 신고한 것은 보상금이나 공명심을 쫓아 한일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
연간 3백만∼4백만원의 양식수입으로 18평짜리 연립주택에서 중산층의 생활을하는 김씨는 부인 장건자씨 (34) 와 아들 2명을 두고있다. 취미는 낚시.【완도=박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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