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복원 최우수상 용인 대지산 뽑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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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1년 토지공사에 의해 훼손된 대지산

5월 공원으로 조성된 뒤 복원된 모습

택지개발로 훼손위기에 처했다가 시민들의 노력으로 보존된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대지산이 전국에서 산림 생태 복원이 가장 잘된 사례로 꼽혔다.

산림청은 '제1회 전국 우수 산림 생태 복원지 선정대회'를 열어 대지산을 최우수 사례로 선정, 토지관리 주체인 용인시에 대상(농림부장관상.상금 500만원)을 준다고 16일 밝혔다. 시상은 18일.

대지산은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1년여 동안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산을 모금 등을 통해 시민들이 사들여 영구 보존하는 것)을 펼쳐 성공한 대표적인 곳이다. 해발 350m의 야산인 대지산은 1998년 10월 죽전택지개발지구(108만 평)에 포함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이에 경주김씨 등 토지 소유주들은 산림훼손을 막기 위해 2000년 7월 건설교통부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정을 요청했다. 또 환경정의시민연대.용인YMCA 등 시민단체들은 주민을 대상으로 '땅 한 평 사기' 모금 운동을 벌여 산 정상의 땅 100평을 사들였다. 하지만 토지공사는 강제수용 절차를 밟아 산 일부를 훼손하자 시민단체와 주민 등은 2001년 4월부터 '나무 위 시위' 등을 벌였다. 결국 건설교통부는 2001년 12월 대지산 일대 8만4000여 평을 공원녹지로 보전키로 결정했다.

한편 우수상(산림청장상.상금 300만원)은 충남 태안군 해안 사구(砂丘.모래언덕)를 복원 중인 국립공원관리공단, 2002년 8월 발생한 태풍 '루사'로 산사태가 발생한 강릉 지역 산을 성공적으로 복원시킨 강원도가 각각 받는다.

대전.용인=최준호.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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