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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한민국 건축제…대중과 더불어 '집 잔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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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건축가협회가 2005년 최고의 건축물로 뽑은 ‘건축가협회상 베스트 7’중 두 작품. 유석연씨가 설계한 ‘남양알로에 에코넷센터’(위)는 긴장된 도시 공간 속에 여운과 공백을 느끼게 하는 부드러운 곡선 처리가 돋보인다. 문훈씨의 ‘상상 사진관’은 홍익대 앞이라는 지역 특성을 받쳐주며 자유롭고 기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가가 개인전을 열면 소개가 되고 때로 전시 평이 붙는다. 하지만 건축가가 건물을 지으면 알려지지도 않고 평도 없다. 건축가는 대중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중이 없으면 집 짓는 일도 의미가 없는데 건축가는 홀로 외롭다. 한국건축가협회(회장 윤석우)가 더 이상 소외된 채 지내지 않겠다고 대중 앞에 나섰다. 건축가들만의 잔치로 조용히 치러지던 '대한민국 건축제'가 올해부터 국민과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난다.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2005 대한민국 건축제'는 '건축, 그 변화의 시작'이란 제목으로 건축가의 새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총연출을 맡은 건축가 전인호(경기대 교수)씨는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건축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8개와 다양한 행사로 꾸려질 올 건축제 현장은 도시 골목을 걷는 듯한 분위기로 관람객을 이끈다. 모퉁이를 돌면 또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도록 높낮이와 폭, 꺾임과 빛이 변화하는 골목 풍경을 만들었다.

그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첫 광경은 2005년 최고의 건축물이다. '건축가협회상 베스트 7'으로 뽑힌 민현식의 '임진각 평화누리', 김영준의 '자하재', 문훈의 '상상 사진관', 유걸의 '배재대 국제교류관', 김정식의 '무학교회', 유석연의 '남양알로에 에코넷센터', 정진국의 '곤지암주택'이 잘 지은 집을 보여준다.

미래의 건축은 어떻게 변할까를 어림하게 해주는 디지털 영상 전시도 볼 만하다. 개막공연으로는 건축 현장을 연극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한국 건축을 사랑해 열심히 영상에 담아온 일본의 건축사진작가 무라이 오사무의 특별전은 건축사진에 관심 있는 이들을 손짓한다. 23일 오후 1시 30분 무라이 오사무의 강연회가 이어진다. 젊은 건축가가 아이디어로 꾸민 건축 자재전에서는 새로운 건축 재료를 만날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건축경연대회는 예비 건축가를 키우는 실험 마당이다.

예쁜 내 집을 짓고 싶은 일반인을 위한 '하우스 컨설팅'도 해준다. 한국여성건축가협회 소속 건축가가 현장에 나와 설계, 실내 디자인 등을 무료로 조언해준다.

윤석우 회장은 "대중 속으로 들어가 우리 생활 터전과 우리 도시의 얼굴을 제대로 만들려는 한국 건축가의 변신을 와서 지켜봐달라"고 부탁했다. 02-744-8050(convention.kia.or.kr).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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