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모기지론 대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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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보험사들이 파격적인 금리로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정금리 4~5%대의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보험과 모기지론이 연결된 복합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모기지론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려 온 은행권과 주택금융공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보험사들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모기지론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모기지론 상품이 장기 상품이어서 길게 보고 자산과 상품을 운용하는 보험사에 맞는 데다 ▶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 대출금을 떼일 염려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14조3000억원이었으며 업종별로는 은행 176조2000억원(82.2%), 비은행금융사 25조2000억원(11.8%), 보험사 12조9000억원(6.0%) 등의 순이었다.

ING생명은 최근 주택담보대출시장에 처음 진출하면서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주택을 대상으로 한 '홈플랜 주택담보대출'을 선보였다. 만기가 최장 30년인 고정금리형 상품의 경우 최저 금리가 5.95%(11월 10일 기준)다. 또한 금리가 3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형 상품은 최저 금리가 4.92%로 매우 낮다. 시중 은행의 모기지론(변동금리형)은 보통 금리가 6~7.5% 수준이다.

ING생명 관계자는 "당초 상품을 만들기 위해 금리를 산정했을 때는 이보다 높았지만 보다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를 파격적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현대해상화재도 최근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을 결합한 '뉴하이 모기지론'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최초 대출일부터 3년 동안 고정금리(5.7~6%)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 뒤에는 변동금리로 자동 전환된다. 또한 변동금리형 상품은 금리가 5.4~5.7%로 은행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배철희 현대해상 융자부장은 "이 상품은 단기적 금리 상승 위험을 피하고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했을 때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금리 상승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한 담보대출에 3년간 최저 4.7%의 고정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상품은 3년이 지나면 1년마다 금리가 바뀌며 상환금의 0.5~2%를 부과하는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해 주고 있다. 시세의 60% 내에서 금액에 제한 없이 대출해 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앞의 금리만 볼 것이 아니라 여러 부대 조건이 유리한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ING생명의 경우 고정금리형 상품의 최저 금리가 5.95%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이보다 0.7%가량 높다. 0.7%의 금리 차는 ▶신용등급이 높을 경우 0.3%포인트 ▶보험에 가입하면 0.1%포인트 ▶담당 팀장 전결금리 0.3%포인트로 구성돼 있다. 또한 대부분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가 기간별로(보통 3~5년 이내) 0.5~2%가량 부과되기 때문에 개별 상환 계획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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