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선비 풍류체험 공간' 락고재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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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조선시대가 낳은 빼어난 화가 단원 김홍도는 나이 오십이 넘어 그린 '포의풍류도'에 이런 시 한 수를 붙였다. "흙벽에 아름다운 창을 내고/여생을 야인으로 묻혀/시가나 읊조리며 살리라."

단원의 자화상으로 보이는 그림 속 선비는 문방필구가 단출하게 놓인 방에 앉아 악기를 타고 있다. 풍류가 난만하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문화를 하나로 뭉뚱그린 '풍류'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19일 서울 북촌 한옥마을에서 문을 연 '락고재(樂古齋)'가 바로 단원의 풍류 공간을 되살렸다. 고풍어린 한옥에서 잠을 자고 전통 음식을 맛보는 외에 옛 선비들이 즐기던 음악과 춤.미술 등 우리 고유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과정 속에서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꾸민 풍류 문화원이다.

대목장인 정영진옹이 고증을 철저히 한 기와 담장과 연못.장독대.굴뚝 등이 한옥의 참멋을 보여준다.

'락고재'를 꾸린 주인장 안영환씨는 1995년부터 외국인들에게 양반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한국전통문화의 전도사고, 원장은 시인이자 풍류도학가인 정우일씨다. 02-742-3410. (www.hs-plan.co.kr)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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