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채산성의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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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수출 업계는 지난해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마지막 목표 달성을 위한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현재의 추세로는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나 내외의 산적한 난관들이 결코 만만치 않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
현재 우리의 수출이 직면하고 있는여러 난관들은 세계경기의 회복지연, 급대하는 보호장벽과 경쟁의 심화, 기술개발의 한계에 따른 갱쟁력 약화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세계무역 환경에 무리하게 적응하는 과정에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무역협회가 조사한 교역조건 동향에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까지의 수출단가는 전년동기보다 5.1% 떨어져 수출물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채산성은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수출단가의 하락은 비록 그것이 일시적·간헐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그 내용을 살피면 이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우리의 수출구조가 공업제품 특허 중화학제품 중심으로 점차 변모되어온 점은 부인할수 없으나 여전히 그 기술집약도는 저위에 머물고 었다. 이때문에 우리의 주력 상품들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품의 대체성이 높아가고 있다. 약간의 경기 후퇴만 있어도 수출의 가격 경쟁이 격화되는 수출구조 때문에 언제나 채산생이 문제되는 것이다.
수출시장의 편중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주요 시장의 지나친 편중은 호경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채산생의악화 요인이 되어온것도 사실이다. 특히 새년대들어 심화되고 있는 주요 선진시장의 보호주의가 상대적으로 여타 시장에서의 과열 경쟁을 유발, 채산생 악화의 큰 요인이 되어왔다.
현안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는 대미수출에서도 이문제는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대 관심사인 일반 특혜관세의 철폐 여부는 우선 앞으로의 수출물량 자체에 큰 변화를 몰고올것이나 그것 못지않게 관세혜택이 배제될 대부분의 품목들은 더욱 어려운 가격경쟁에 휘말리게 될것은 자명하다.
현재 계류중인 미국의 대한 수입규제대상품목들도 그것이 어떤 형태로 타결되든간에 비슷한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될것 또한 분명하다.
채산성과 관련한 또 하나의 우려는 비록 완만하나마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반등하기 시작한 국제 원자재 시세다. 최근 3년간의 불경기로 안정세를 지켰던 원대재 가운데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원면·고무등 기초원자재와 반도체 기계류등 자본재의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의 수출산업이 구조적으로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의존도가 높게 발전돼온 점에 비추어 이같은 원자재·자본재의 가격상승은 필연적으로 우리의 수출채산성을 잠식할 것이다. 3·4분기에 들어서도 이들의 수입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함으로써 순상품 교역조건이 작년 이맘때 이후 근1년간 계속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 바로 그것을 증명한다.
여러 전문기관들의 예측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경제의 완만한 회복을 내다보고 있으나 우리의 수출은 이처럼 수많은 난관에 둘러싸여 있다.
우선은 미국시장의 보호장벽을 완화해야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나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수출구조를 보다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술개발과 이를 주축으로한 과감한 산업구조 개편을 꾸준히 계속해가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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