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순의 엄·마·손·밥·상] 대구 맑은 탕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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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창 너머 불어오는 아침 바람이 점점 차가워집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이맘때면 한의원을 찾는 어머니가 부쩍 늘어난다고 하네요. 추운 날씨가 아이들의 건강을 해칠까봐 보약부터 먹이려는 마음이지요. 하지만 보약보다 중요한 게 매일 먹는 밥과 반찬이라는 것, 다들 아시죠? 우리 선조는 '의식동원(醫食同源)', 즉 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고 여겼습니다. 제철 음식을 골라 정성껏 조리해 먹이면 비싼 보약 부럽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예요.

* 대구 맑은 탕

대구는 11월부터 2월 사이에 맛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꽁치나 청어보다 지방 함량이 적어 담백한 것이 특징이죠.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도 적어 콩나물과 함께 맑은 탕으로 만들기에 제격입니다.

●재 료 대구 1마리, 모시조개 5개, 무 50g, 배추속대 3~4잎, 호박 50g, 대파 1대, 붉은 고추 1/2개, 콩나물 30g, 멸치 국물 3컵, 향신즙 2/3큰술, 청장 1작은술, 고운 소금.후춧가루.참기름 약간씩.

●이렇게 대구는 비늘을 긁고 내장을 제거해 토막냅니다. 향신즙.소금.후춧가루.참기름에 대구를 재워두세요. 조개는 소금물에서 해감을 빼고 끓는 물에 데칩니다. 무.배추.호박은 2~3cm 크기로 썰고요. 무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두면 좋답니다. 대파.붉은 고추는 어슷하게 썹니다. 멸치 국물에 청장과 소금을 넣어 간을 하세요. 국물이 끓으면 대구를 넣고 호박.배추속대.대파.콩나물.조개.고추를 마저 넣은 뒤 한소끔 끓입니다.

*가지 튀김 볶음

가을야채 가지는 빛깔이 고와 예쁘게 조리해 식탁에 올려두면 뿌듯한 기분이 들어요. 주로 무쳐 먹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살짝 튀겨보면 어떨까요. 바삭하고 쫄깃쫄깃한 질감 덕분에 무침보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을 거에요. 가지를 고를 때는 꼭지 부분이 녹색이고 만지면 따가울 정도로 까칠한 가시가 있어야 수확한 지 얼마 안 된 신선한 것이랍니다.

●재 료 가지 1개, 새우 5마리, 표고버섯 2개, 녹말 2큰 술, 풋고추 1개, 붉은 고추 1/2개, 향신장 1큰 술, 물 1큰 술, 소금.통깨 약간.

●이렇게 가지는 5cm 정도 길이로 자르세요. 그런 다음 다시 4등분 하여 소금에 3~5분 절입니다. 가지에 녹말을 묻혀 프라이팬에서 뒤집어 가며 튀깁니다. 새우.표고버섯.풋고추.붉은 고추도 함께 살짝 볶으세요. 향신장과 물을 섞어넣은 뒤, 끓으면 튀겨낸 가지와 새우.표고버섯.풋고추.붉은 고추 볶은 것을 함께 넣어 골고루 섞습니다. 마지막으로 통깨를 뿌려 주세요.

정리=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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