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AFC챔피언스리그 가시와전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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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했던 징크스는 끝내 깨지지 않았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우승팀 전북 현대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를 득점없이 비겼다.

전북은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과 0-0으로 비겼다. 가시와전 역대 4전 전패를 당했던 전북은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도 전력을 든든히 보강했다. 주력 미드필더 김남일(37)이 J리그 2부 교토 상가로 이적했고, 이승기(27) 신형민(29)이 군입대하는 등 누수가 있었지만 조성환(33) 김형일(31) 이호(31) 등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가세하며 오히려 전력에 무게감을 더했다.

특히 2009년부터 네 시즌 반동안 전북에서 뛰었던 에닝요(34)가 복귀했고, 2007년부터 세 시즌동안 수원 삼성에 뛰었던 에두(34)도 영입돼 기존의 레오나르도(29)와 브라질 출신 삼각 편대를 형성했다. 여전히 강한 전력을 보유한 전북은 지난 12일 프로축구연맹이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감독과 대표 선수 1명씩 총 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 시즌 우승 후보 설문 조사에서 19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전북은 올 시즌 첫 경기 상대였던 가시와에 유독 약한 징크스부터 깨야 했다. 가시와는 지난해 일본 J리그 4위에 오른 뒤, 17일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촌부리FC(태국)와 연장 접전 끝에 3-2로 힘겹게 본선에 합류했다. 그러나 전북은 가시와와 2012년 조별리그, 2013년 16강전에서 만나 4차례 경기를 치러 모두 패했다. 가시와에는 축구대표팀 출신 오른 측면 수비수 김창수(30)도 버티고 있었다. 최강희(56) 전북 감독은 "가시와를 상대로 자존심 회복을 바라는 팬들이 많다. 홈에서 쓰러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전북은 전반부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초반에만 이재성(23)과 조성환이 연달아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전반 26분 이재성이 시도한 강력한 오른발 슛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2년 여 만에 전주 홈팬들 앞에 선 에닝요의 날카로운 킥도 여전히 살아있었다. 전반 41분 에닝요가 왼 측면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에 있던 한교원(25)이 몸을 날리며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가시와 골키퍼 스즈키 다이스케의 선방에 막혔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1분 정훈 대신 레오나르도를 투입해 브라질 출신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는 총력전을 폈다. 후반에도 전북은 줄기차게 공격을 시도했지만 가시와의 밀집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가벼운 허벅지 부상 때문에 이날 결장한 스트라이커 이동국(36)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가시와 수비수 김창수는 90분 풀타임을 뛰며 전북의 줄기찬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는 2002년 아시안클럽챔피언십과 아시안컵위너스컵이 통합해 만들어졌다. 우승팀에게는 150만달러(약 16억원)의 상금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24일 시작된 조별리그는 오는 5월 6일까지 팀당 8경기씩 치르며, 결승전은 11월 7일과 21일에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K리그에서는 2006년 전북을 시작으로 포항(2009년)·성남(2010년)·울산(2012년)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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