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메이커의 해외공장 진출을 보면···|서 컬러TV공장 확장·미 동부에 공장준비|서독 텔레퐁겐사의 PAL방식 특허 얻어 구아에 수출 삼성|실리콘밸리 진출한 대우, 미·동남아에 공장 짓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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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내 전자업계의 해외진출이 활발하다.
이미 삼성전자와 금성사가 해외 현지공장을 세워 가동 1년여만에 뿌리를 내린 데이어 삼성은 미 뉴저지에 새로운 공장을 세울 예정이고, 금성은 헌츠빌 공장의 생산능력과 품목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대우전자도 미국에 현지공장을 세울 방침을 굳히고 후보 지를 물색중이며 동남아와 아프리카에도 각각 1개씩의 전자 제품공장을 세운다는 방침아래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있다.
지난해9월 포르투갈 및 영국과의 합작회사를 포르투갈에 세운 삼성전자는 최근 서독의 텔레푼켄사로부터 유림에서 쓰는 PAL방식컬러TV특허 사용권을 획득,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한편 올 11월에는 미 뉴저지에 새로운 공장을 세워 세계최대의 미국시장을 공략할 준비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1년여의 어려운 교섭 끝에 PAL방식의 특허권을 갖고있는 서독의 텔레푼켄사로부터 서독에 수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특허사용권을 획득, 서독을 제외한 전 유럽과 아프리카·중동 등에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삼성측은 이같이 판로가 확보됨에 따라 현재 연간 15만대규모의 컬러TV생산시설을 내년에는 20만대.85년에는 30만대 수준으로 늘리는 한편 내년부터는 오디오기기와 전자레인지도 생산할 계획.
또 유럽고객의 까다로운 취향에 맞추어 현재 5개인 컬러TV모델을 올해 안에 12개, 88년까지는 29개로 늘릴 방침이다. 삼성은 앞으로 매년 40%성장을 지속, 86년에는 포르투갈 공장이 매출5천만달러에 2백만 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은 포르투갈공장의 확장 외에도 미 뉴저지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삼성은 총1천9백만 달러를 들여 미국 동북부에 있는 뉴저지주 록스베리의 10만평 부지 위에 컬러TV39만대, 전자레인지 26만 대규모의 공장을 내년까지 완공시킬 방침이다.
뉴저지주의 경우 미국 내에서도 임금이 조금 높고, 노조 결성률이 높은 편이어서 다소 어려운 점도 있지만 뉴욕과 시카고 등 시장과 가깝고 시장정보를 빨리 흡수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미국 진출1호를 기록한 금성사도 헌츠빌 공장이 가동1년만에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보고 대대적인 시설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다.
금성사가 지난해 10월 5백50만 달러를 단독 투자해 세운 헌츠빌 공장은 현재 연간 15만대의 컬러TV생산시설을 3배로 늘리고 전자레인지 공장을 새로 짓는 중.
금성은 현 헌츠빌 공장 6만평 부지 내에 6백만 달러를 들여 전자레인지 공장을 짓고 내년부터 연간 15만대, ?년에는 연간 45만대씩을 생산, 미국을 비롯한 유럽··중남미지역에 수출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이 밖에 현 컬러TV공장 내에 4백만 달러를 들여 연간 15만대 규모의 컬러TV생산라인을 증설, 올 연말부터는 연간 45만대 규모로 생산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 물량이 전부 미국에서 소화된다고 하면 금성사의 미국 내 컬러TV시장 점유율은 5%수준에 육박하게되는 셈이다.
금성 헌츠빌 공장은 올 7월말까지 9만 여대의 컬러TV를 생산해 1천7백만 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는데 내년부터는 1억1천만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헌츠빌 공장이 자리잡고있는 미 앨라배마주 정부는 금성사의 대대적인 확장계획에 따른 기능 인력 보충을 위해 이미 주 정부 교육 훈련 국에서 기능교육을 실시하는 등 현지의 호응도 매우 높다한다.
한편 대자전자도 이미 미 실리콘밸리에 현지법인인 전자제품 설계센터를 세운데 이어 미국 및 동남아·아프리카지역에 현지공장을 세운다는 방침 하에 세부적인 건축계획을 마련 중.
대우전자는 실리콘밸리의 샌타클라라시에 5천평 규모의 건물을 사들이고 반도체· 컴퓨터· 산업디자인분야의 미국인 박사급 전문가 10명을 확보, 지난 7월부터 전자제품 설계센터의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데 이어 오는 85년에는 1억 달러를 투자. 실리콘밸리근처에 현지공장을 세울 방침.
현재로서는 이 공장을 세운 후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전자제품을 미국에서 초기 생산한 후 제품개발을 끝내면 이를 국내 공장에서 대량생산, 다시 수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엄청난 투자규모로 볼 때 결국 미국 내 현지공장의 역할을 맡게될 전망이다.
대우는 이밖에도 지난5월부터 동남아와 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진출계획을 세우고 타당성검토를 해왔는데 이미 전망이 밝다는 결론을 내리고 세부진출방안을 마련 중에 있어 조만간 투자결정이 날 전망이어서 1∼2년 안에 3개의 해외현지공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국내전자업계의 해외 진출은 해외시장에 공장을 세워 자사상표를 널리 알리고 상품정보에 빨리 접할 수 있다는 면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갈수록 높아 가는 각국의 보호무역장벽을 뛰어 넘겠다는 고육지책이기도해 앞으로 수출환경이 어려워질수록 해외진출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박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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