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푸대접할 이유없다|한희사협, 편견추방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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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예부터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본전』 이라는 속설이 지금까지 그대로 전해내려오고 이때문에 돼지고기는 쇠고기에 비해 심한 푸대접을 받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러한 돼지고기 기식설을 강력히 추방하기위한 세미나를 18일 서울에서 개최하고 그런 속설의근원과 한방에서 보는 돼지고기의 효능등에 관해토론했다.
소비량면에서 볼때 돼지고기가 쇠고기에 비해 떨어지는것은 아니나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큰차이가 난다.
즉 지난해 1인당 연간 쇠고기 소비릉이 2.7kg인데 비해돼지고기는 2.3배인 6.1kg이나 된다. 그러나 자유중국에서는 쇠고기(1.2)kg의 30배(34.7kg)나 소비하고 있으며 일본도 쇠고기 (5.5)kg의 2.5배 (13.9kg)로 역시 우리보다 돼지고기 선호도가 높다.
이러한 돼지고기 기피의 원인이 바로 옛부터 전해내려온 속실때문이라는것이다.
돼지고기는 한약과는 상극이며, 잘못먹으면 큰 병을 얻는다는것과, 생긴 모양이 추하고 주변환경이 불결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돼지고기를 더욱 기피하고 있다는것이 이날 발표자들의 얘기다. 그러나 한방의 어느 의서를 뒤쳐봐도 돼지고기만을 지명해서 나쁘다고 기록된것은 없으며 실제한방임상에서도 그런 예를 볼수없다는것이다.
물론 몇몇 질환이나 증상에 돼지고기를 금하도록 하고는 있으나 이것은 돼지고기를 비롯한 모든 동물성지방질식품에 모두 해당되는것이지 유독 돼지고기만을 지칭하지는 않았다는것. 어떤 의서에 『계저주면(닭고기·돼지고기·술·메밀국수)은 풍증(고혈압·동맥경화·심장질환·관절염·신경통등)에 금한다』고 되어있어 이것이 확대해석되어 모든병에 안좋은것으로 와전된것이며 이 「계·저·주·면」도 금기시의 예를들어 놓은것에 불과하다는 한의학계의 주장이다. 그러면 한방에서 말하는 돼지고기의 금기질환에는 어떤것이있는가.
주로 노인성 순환기나 소화기질환으로 우선 비만한 사람과 중풍·고혈압·동맥경화성질환에 금하고 있다.
돼지고기는 열량과 지방분이 많기때문에 비만을 촉진할뿐아니라 콜레스테롤을 다량으로 조성함으로써 혈관이나 순환장애를 일으키기 쉬운 때문이다.
또 지방질은 소화관벽을 자극함으로써 설사나 복통, 소화장애를 일으킬수 있으며 담낭질환에도 담석증을 유발할수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과민성 대장염이나 만성설사·만성위장질환을 가진 사람 소화기허약 아등에게는 돼지고기등의 동물성지방이 많은 식품을 금하고 있는데 이것은 서양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밖에도 지방분은 지루성피부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돼지고기와 같은 지방질 섭취제한을 권고하고있다.
결국 돼지고기등의 지방분에는 약간의 독이 있어서 노화질환, 특히 비습생,또는 심장혈관성질환에는 이를 멀리해야하고 그밖에 소화가능이 약하거나 지방분섭취가 해로운 질환에는 금하도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돼지고기의 효능은 어떤것인가. 우선 영향학적인 면에서도 쇠고기에비해 큰차이가 없다. 오히려 일부 영양소에서는 쇠고기보다 더 나은것으로 분석된다.
1백g당 열량은 쇠고기가 1백16 칼로리며 돼지고기는 1백35칼로리로 약간 높다. 「단백길의 보고」라는 표현이 가리키듯 단백질함량은 매우 높아 수분을 제외하면 80%가 단백질로 쇠고기가 22.8g이며 돼지고기는 20.7g이나 된다.
지방질은 쇠고기가 3.7g인데 반해 돼지고기는 4.6g으로 24%나 많으며 특히 비타민B2(지아민) 은 돼지고기가 0.95mg으로 쇠고기의 8배나된다.
이밖에 칼숨·인·철분·칼륨등무기질도 비슷하게 함유돼있는 산성식품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다. 한방에서도 돼지고기는 어느부위 하나 버릴것없는 약용동물로서 대표적인 강정과 보혈작용을 가지고 있어 각종 한약재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자리에서는 또 속이 냉하고 위장이 무력할 때, 위궤양·위경련소화불량·황달등 질환마다 돼지의 위·장·심장 ·비장등에 후추·인삼·생강등을 넣는 독특한 처방법도 소개되었다. 결국 돼지고기만을 지칭해 나쁘다는것은 낭설에 불과한 것으로 각자외 기호와 생활습관에 따른것이지, 건강인에까지 제한할 근거는 전혀 없다는것이 이날 세미나의 결론이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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