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감주는 패션아이디어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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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졸업시즌을 앞두고 각 대학 의상학과 학생들의 작품발표회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10월말부터 12월초까지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이들 의상발표회는 숙대의상학과 작품전시회를 선두로 지난7일에는 성신여대에서 여대생을 위한 의상 디자인 콘테스트, 11일에는 덕성여대 의상발표회가,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2월1일까지 성대·건대·성심여대·경희대·덕성여대의상학과의 작품전시회가 연이어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으로 있다.
의상학과가 지금처럼 붐을 탄것은 불과 3, 4년전. 패션이 산업으로 발돋움하면서 의상학과 학생들이 디자이너로 대거 기용된 때문.
김희교수(덕성여대·의상학과)는 『의상전시를 통해 내놓은 학생들의 작품이 실현성보다는 4년동안 배운 이론과 실습으로 패션에대한 가능성과 신선감을 불러 일으킨다는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며 『이제는 디자이너로서뿐만 아니라 무대의상등 특수분야에도 의상학과 학생들의 사회진출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의상발표회를 통해 학생들이 출품한 작품들은 한복·서양복·무대의상등. 특히 한복의 경우는 고대복식들을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미래의 한복, 개량된 한복, 여고생 의상으로서의 한복등을 각자의 아이디어로 제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11일 덕성여대 의상학과 작품전시회에는 「사뮈엘·베케트」 「생텍쥐페리」 「슈테판·츠바이크」작품의 주인공들을 무대의상으로서 선보이고, 특히 한복편에서 「역사에 나타난 여류복식」이란 주제로 반야·논개·노국공주·덕온공주·선덕여왕·신사임당등의 복식을 그대로 재현해보여 화제가 되었다.
실측과 고증에서부터 디자인·제작·무대연출까지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여류복식중 우선 논개의 의상은 기생복으로 트레머리로 틀고 치마는 꽃분홍, 저고리는 수박색, 끝동과 고름은 검은 자주로 삼회장 저고리를 보여주었다. 특징은 깃너비가 넓은반면 끝동의 폭은 좁으며 동정 폭은 깃의 2분의1로 잡고 있다. 배래가 직선으로 재단된 것도 특징.
덕온공주 옷은 대위복으로 어여머리를 얹고 중심과 양끝에는 떨잠을 꽂아 화려한 묘미를 더해준다. 소재는 본견 숙고사를 이용, 치마밑단과 요대는 금박으로 처리하고 치마길이와 화장은 똑같이 1백64cm, 소매폭 또한 84cm나 된다.
신사임당옷은 남색치마와 옥색저고리를 주조색으로, 저고리는 자주색으로 삼회장을 두르고 저고리가 허리까지 오도록 긴 것이 특징. 깃과 끝동이 넓은 대신 고름과 고름폭은 짧고 좁다. 치마의 주름은 지금의 한복치마보다 넓게 잡은 큰주름으로 처리하고 있다.
또 선덕여왕옷은 도포와 치마를 자주색으로 선붙이는 황금으로 봉황수를 놓았다. 치마길이는 길고 허리에 치마끈을 두른 것이 특징.
이밖에 서양복으로 출품한 학생들의 작품은 캐주얼 의상이 단연 주류를 이루었다.
소재는 염색처리를 한 가죽사용이 돋보였고 치마길이는 미니와 미디풍. 디자인은 비대칭으로 겹쳐 입기 편하게 만들어졌고 장식은 거의 없는반면 원색대비로 마치 「칸딘스키」의 작품을 연상케하는 의상이 많았다. 색상은 검은색·회색·자주색·흰색. 겨울의상으로는 머플러와 터번·모자형태가 크게 돋보였다.
전반적으로 상체부분이 풍성하게 강조되었음에 비해 하체는 좁아지고 타이트한 것이 특징. 실험적인 작품들이 패션의 가능성을 제시해주어 흥미를 끌기도 했다.
그결과 의상학과 학생들의 의상발표회는 패션산업의 신장세와 발맞추어 아이디어 제공면에서도 의상 관계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리라 기대되고 있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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