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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창업 열풍, 세계 놀라게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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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공일 본사 고문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左), 에드먼드 펠프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右)

“최근 30~40년 새 미국의 혁신 사례가 줄고 있다.”

 200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드먼드 펠프스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의 진단이다. 최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자본주의와 사회센터’에서 열린 사공일 본사 고문 겸 세계경제연구원(IGE) 이사장과의 대담 자리에서 그는 “이제 중국의 혁신 능력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대담은 본지가 창간 50주년을 맞아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계 경제 속에서 한국이 나갈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한 기획이다.

 펠프스 교수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이 창업과 혁신이 자신들이 가야 할 길로 믿고 있다”며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창업의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아주 희망적이며, 이제 중국 차례”라며 “중국의 혁신 노력과 창업 열풍이 4~5년 안에 좋은 열매를 맺어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펠프스 교수는 중국의 대중 창업 운동을 제안한 주역이다. 리커창 총리가 불러일으킨 ‘촹커(創客·혁신 창업자) 열풍’이 바로 펠프스 교수의 조언을 따른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연설할 때 펠프스 교수를 맨 앞줄에 앉게 했다.

 펠프스 교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미분양 등으로) 텅 빈 빌딩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며 “현재 중국 시중은행들이 잘하고 있다”고 봤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펠프스 교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글로벌 경제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봤다. 그는 “현재 그리스 경제 상태론 빚을 갚을 수 없다”며 “채권자인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즉 트로이카와 그리스가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그리스가 과거처럼 재정적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을 할 수는 없다”며 “자유로운 경쟁과 창업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대해 펠프스 교수는 “지금까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야구 용어를 빌리면 한국은 초반 이닝을 치르고 있다”며 “경기 결과는 어떨지 아직 장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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