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가 스타 골탕먹이는 방송이라고?

중앙일보

입력

'몰래카메라'는 과연 스타가 피해보는 방송인가?

지난 6일 '일요일 일요일 밤에-돌아온 몰래카메라'에서는 '가짜 결혼식' 편이 방송됐다. 응삼이 박윤배가 절친한 탤런트 김용건에게 가짜 결혼식의 주례를 부탁하며 여러 황당한 일들로 김용건을 난처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김용건은 식이 진행되는 동안 가끔씩 황당해 하거나 달갑지 않은 표정을 보이면서도 후배 박윤배의 결혼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평정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주례를 봤다. 결국, 김용건은 '몰래카메라'가 걸어놓은 덫을 요리조리 잘 피해간 것이다.

방송 후, 게시판에는 중견 배우 김용건이 잘 참았다, 의외로 멋지다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몰래카메라'가 스타를 곤경에 처하도록 매니져와 스태프가 짜고 하는 건 맞다. 하지만 30여분간 방송되는 '몰래카메라'에서 주연은 단연 스타. 주연만 모른다는 설정이 오히려 주연만 집중하게 만드는 이 구도에서 과연 스타가 골탕먹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비슷한 류의 SBS '즐겨찾기-스타 실험 카메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유노윤호가 곤경에 처한 소녀가장을 끝까지 보호해주고, 영화배우 박진희가 친구의 바람둥이 남자친구에 대해 분개하고, 전혜빈이 예의없는 바람둥이 여자와 대적한다.

방송이 나간 후 게시판에는 위의 스타들의 영웅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대해 올라와있다. 이는 즉각적으로 스타의 호감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뻔한 일이다.

사실 '몰래카메라'를 보는 동안 대중은 텔레비젼 편에서 스타 속이기에 동참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중은 '걸려들어, 걸려들어'라고 속삭이면서도 스타가 요리조리 빠져나가거나 난처해 하거나 혹은 현명하게 대처하면 즉각 스타 편에서 반응한다.

'몰래카메라'가 끝나고 대중은 '스타를 이렇게 잘 속였다'는 텔레비젼 편에서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 대처를 잘 해낸 영웅 또는 당황해 하는 스타의 모습에서 스타의 인간적인 면만을 기억하는 것이다.

결국, '몰래카메라'는 스타를 골탕먹이는 방송이라기보다는 스타를 영웅으로, 혹은 너무나 인간적인 연예인으로 만드는 방송에 가깝다는 것이다.

<사진=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돌아온 몰래카메라'의 두 mc 정형돈,이경규>

스타뉴스=김겨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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