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APEC] 이베이·퀄컴 CEO 등 1000명 '경제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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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CEO 서밋'은 매년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모여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역내 최대의 기업인 포럼이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10개국의 정상이 초청돼 기업인들과 토론을 벌인다. CEO 서밋을 준비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초 온라인 등록을 마감한 결과 780여 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전경련 장국현 상무는 "2001년 상하이 APEC CEO 서밋에 800여 명이 참석하기는 했지만 500명가량이 중국 내 CEO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가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들 행사와 별도로 각 회원국 정상들이 임명한 기업인(국별로 3명씩)으로 구성된 APEC기업인자문위원회(ABAC)회의가 14~16일 열려 역내 경제발전을 위한 건의사항 등을 논의한다.

방한 CEO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로는 멕 휘트먼 이베이 사장과 폴 제이콥스 퀄컴 사장이 있다. 투자환경 설명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멕 휘트먼 사장은 2004년 포춘의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 1위에 선정된 거물급 여성 기업인.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인 휘트먼 사장은 방한 기간 중 행사 참석 외에 이베이가 인수한 한국의 온라인 경매업체인 옥션을 방문, 한국내 투자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CDMA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퀄컴의 폴 제이콥스 사장은 퀄컴의 창업자인 어윈 제이콥스 회장의 셋째아들로 지난 3월 새 CEO가 된 인물. 한국이 CDMA 관련 최대 고객인 만큼 국내기업 CEO 및 정부 관계자와의 공식 및 비공식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회장은 자원 확보 전략과 관련해 주목되는 경영자. 푸틴 대통령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인 그는 에너지부 차관으로 있던 2001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세계 최대의 가스생산업체이자 러시아 최대의 기업인 가스프롬의 회장으로 발탁됐다. 2003년 초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될 만큼 한국 정부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미국 AIG의 도널드 카낙 부회장, 씨티그룹의 윌리엄 로즈 수석 부회장 등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송도신도시 개발 사업을 맡은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을 비롯해 크레이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프랭크 아펠 DHL CEO, 빙샹 차이나 유니콤 사장, 잭 마 알리바바닷컴 사장, 푸청위(傅成玉) 중국해양석유유한공사(CNOOC) 회장, 존 천 사이베이스 사장 등도 부산을 찾는다. 도널드 존스턴 OECD 사무총장, 199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먼델 미국 컬럼비아대학 경제학 교수 등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다.

국내 기업인들로는 이번 CEO 서밋의 의장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남중수 KT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행사 마지막 날인 19일 부산 아시아드CC에서 160명의 기업인이 참석하는 친선골프대회를 연다. 참석팀이 워낙 많아 모든 홀에서 동시 티샷을 한 뒤 밀어내는 방식(일명 '샷 건'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외국인 참가자들을 위해 국산 골프채인 랭스필드와 맥켄리 50세트씩을 빌렸다"고 전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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