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여론조사 거부는 국민 지지 자신 없음 자인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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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제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건 국민 지지에 대해 자신이 없음을 자인한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제의를 거부한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문 대표는 14일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이완구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상반된 입장에 해법을 줄 수 있는 것은 국민밖에 없다”며 여론조사 실시를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종전에 낙마한 후보자들보다 훨씬 더 많고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났고, 국무총리로서 품격 있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말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후보자는 총리로서 부적격자라는 판정이 이미 국민으로부터 내려졌다”며 “집권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바란다면 이 후보자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15일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원내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여야 원내 지도부 회동을 통해 표결 절차와 이 후보자 거취를 논의키로 했다.

이날 여야 대표들은 모두 남쪽으로 향했다. 문 대표는 취임 후 처음으로 텃밭인 호남을 방문, 5ㆍ18 묘지 참배에 이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2011년 황우여 대표 권한대행 이후 여당 대표로선 두 번째 참배다. 김 대표는 방명록에 ‘망국병인 지역주의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 대통령께 경의를 표합니다. 참 멋있는 인생이셨습니다’라고 적었다. 이후 취재진에게 “저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참 많이 했던 사람이다. 너무 잘 아는 사이였기 때문에. 그래서 거기에 대해 후회하는 마음이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와 권양숙 여사와의 회동은 권 여사 측의 일정상 이유로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노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김경수 새정치연합 경남도당위원장과 이 지역구 민홍철 의원이 김 대표를 영접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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