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정원이 내가 낸 세금으로 '룸살롱' 루머 만들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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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국정원이 대선개입을 통해 ‘룸살롱 루머’를 만든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12일 일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 9일 법원 판결에 따르면 국정원의 대선개입 조작 댓글이 4만2000여건에 달한다고 한다. ‘간철수’라는 별명과 ‘안철수 룸살롱 간 증인 있다’는 조작댓글도 전부 국정원 소행으로 확인됐다”며 “내가 낸 세금이 이런식으로 활용됐다는 데 대해 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안 전대표는 “미국이었다면 CIA가 선거에 개입한 상황으로 국가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다시는 반복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9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국정원이 ‘안철수 룸살롱 간 증언이 있다’는 악성 댓글을 일주일간 퍼날라 여론 조작한 것을 두고 “의사형성과정을 왜곡하고 정치인의 자유경쟁기회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당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안철수 룸살롱’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이유도 국정원의 조작 정황이 있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당시 박근혜 캠프가 사조직을 만들어 활동을 했다고 하면 모를까 정부 기관이 국민들이 낸 세금을 들여 이런 일을 했다는 것 아닌가”라며 “내가 낸 세금들도 이런데 쓰였을 수 있다는 게 나를 포함한 국민들을 가장 화나게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설 연휴께 독일을 방문해 히든챔피언 등 유럽의 중견기업 육성 정책과 현황을 살펴본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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