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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당직인사 5명 전원 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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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무지개 지도부’를 띄웠다.

 문 대표는 11일 당 사무총장에 양승조(3선·천안갑) 의원, 정책위의장에 강기정(3선·광주 북갑)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사무총장은 예산과 인사를 비롯해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핵심 요직이다. 그런 자리에 발탁한 양 의원은 손학규계로 꼽힌다. 변호사이면서 당내 유일한 충남 지역 3선 의원이다. 강 의원은 정세균계다.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당내 공무원연금개혁특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수석대변인엔 김영록(재선·해남-완도-진도) 의원을 앉혔다. 그는 박지원 의원의 측근이다.

 문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만든 평화민주당에서 당료로 활동했던 김현미(재선·고양 일산서)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 대변인엔 김근태계 유은혜(초선·고양 일산동) 의원을 발탁했다. 주요 당직자 5명이 모두 다른 계파다. 측근 ‘친노’ 의원들은 전원 당직에서 배제됐다. 문 대표의 측근은 “탕평 인사로 전대 기간 흐트러진 당의 단합을 유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언급한 새정치연합의 통합, 지역분권 정당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부터 경선 기간 내내 “계파 논란을 완전히 없애겠다”고 공언해 왔다.

 앞으로도 문 대표가 쓸 수 있는 인사 카드는 여러 개가 남아 있다. 우선 지명직 최고위원 두 자리다. 문 대표는 ‘노동 전문가’를 충원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2명을 지명하는 것은 당 대표의 고유 권한이지만 한 자리를 노동 전문가로 지명하는 데 지도부의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민주노총이나 노동단체에서 추천받는 방식으로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위원을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 있는 주요 당직은 사무부총장, 전략홍보본부장, 전략기획·홍보위원장 등이다. 문 대표 측은 ‘안철수계’ 인사의 참여를 구상하고 있다. 문 대표의 측근 의원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들에게 주요 당직을 제안했는데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며 “남은 인선에서도 안 의원 측을 배려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 예방=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만났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을 지지했던 동교동계를 껴안으려는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여사와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전당대회 기간 중 박지원 후보 캠프를 직접 찾아 지지를 선언했다.

이 여사는 문 대표에게 “화해와 통합을 위해 수고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걱정 안 하시도록 잘하겠다. 당의 대화합을 위한 당직 인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여사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께 북한에 다녀올 계획”이라고 하자 문 대표는 “꽁꽁 얼어붙고 있는 남북 관계를 풀어 달라”고 했다.

정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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