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물가 28년 만에 최저치…수출기업 채산성 ‘빨간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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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수출물가가 28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국내 수출기업 채산성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은 올해 1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가 한 달 전보다 4.2% 낮은 82.71을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1987년 1월(82.1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물가지수는 주요 수출 상품 207개 가격을 조사해 과거보다 얼마만큼 오르내렸는지 보여주는 통계다. 2010년 가격을 100으로 치고 산출한 지수로, 올 1월 수출품 평균 값이 5년 전의 83% 수준으로 내려왔다는 의미다. 같은 양의 물품을 해외에 팔았다고 했을 때 국내 기업이 손에 쥐는 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도 된다. 국내 기업 채산성에 ‘빨간등’이 켜졌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휘발유(전월비 -23.0%), 경유(-20.1%), 벙커씨유(-25.4%) 같은 석유류 수출 가격이 떨어진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플레시메모리(-6.4%), 휴대전화(-3.3%), D램(-3.1%) 등 주력 수출품 값도 하락했다.

올 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7.3% 떨어진 80.25였다. 김민수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수출물가가 떨어지긴 했지만 수입물가는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일괄적으로 국내 수출기업 채산성이 나빠졌다고 보기 힘들다”며 “업종, 업태에 따라 수출입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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