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공정 경쟁'보장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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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백상승 경북 경주시장이 삭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정부와 시민을 향해서다. 백 시장은 27일 오후 2시 경주역 광장에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 유치 주민투표를 앞두고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경쟁을 벌이는 특정 지역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데도 그냥 보고만 있다며 정부를 성토한 뒤 공정성을 강력 촉구했다.

백 시장은 담화문에서 "원전을 끌어안고 희생당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을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시킨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공정성을 지키고, 유언비어를 살포하고 불.탈법을 자행하는 집단과 배후세력을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또 "월성원전 주변지역의 수많은 민원 해결이 미뤄지는 것은 주민투표 때 반대표를 던지도록 해 특정지역으로 방폐장을 보내려는 저의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문 발표에 이어 백 시장은 이종근 경주시의회 의장, 이진구 국책사업경주유치추진단 상임대표(시의원)와 함께 머리를 깎았다.(사진) 자치단체장이 지역 현안을 두고 삭발 투쟁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삭발을 마친 뒤 백 시장은 황대원 경주상의 회장 등 유치추진단 공동대표 등 6명과 함께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장 주변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특정지역에서 발행된 신문과 플래카드 사진 등이 붙여졌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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