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의 재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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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에너지성수기를 앞두고 열리는 에너지절약 기자재전은 연초의 원유가인하이후 다소 퇴색된 느|낌이 없지않은 절약분위기를 쇄신하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산업계와 일반소비가계를 중심한 에너지절약운동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려왔고 특히 지난해는 산업계모범업체들의 에너지소비가 10%나 절감되는 큰 성과를 올렸다.
물론 지난해의 경제성장이 전반적인 경기침체 아래서 국내건축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에너지소비증가가 상대적으로 둔화된 점은 있으나 경기가 침체한만큼 산업계의 에너지절약 노력도 강화된 점또한 눈에 두드러진다. 그런 반증의 하나가 3천억원에 이르렀던 에너지절약 시설자금의 소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유의 장기수급 전망이나 중기가격 전망으로 볼때 현재의 상대적인 원유가안정이 당분간 지속될것으로 보는 전해가 많은것은 사실이다. 우선 수습상태로 보아 현재의 선진공업국 소비감소 추세가 단시일안에 반전되기 어렵고 공급상태또한 과잉생산·과잉유통의 현상이 급격히 해소되기 어려운 사정이다.
그동안의 노력과 유가의 지속상승으로 대체에너지의 개발경제성도 충분히 높아져 있다. 따라서 이런 사정들을 함께 고려할때 서방공업국들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만 없다면 80년대 중반까지의 원유시장은 다소의 기복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파동은 없을것이라는 전망들이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고려에 넣더라도 우리의 에너지 절감노력은 지속될수밖에 없는것도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에너지의 해외의존도 자체가 우리형편에 비추어 너무 높다. 연간70∼80%의 에너지를 수입해야하는 부담이 너무 과중하다. 외채절감이 5차계획의 중요한 정책과제인만큼 석유의존도를 줄여나가는것은 불가피하다.
국내 에너지 이용의 58%에 이르는 석유는 장기적으로 축소가 불가피하며 이는 에너지절약과 대체로써만 가능하다. 정부는 5차계획이 끝나는 86년의 석유의존도를 46%선으로 내릴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유가안정내지 하락이 그런 노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적지않다. 따라서 정부가 계획하고있는 탈석유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하며 산업계의 절감노력도 늦추어질수 없는 과제다.
가장 비중이 큰 발전원의 석유의존은 82년의 70%에서 꾸준히 낮아지고 있으나 90년대의 계획치인 17%선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더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다소비산업의 탈석유추진도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크게 좌우될수밖에 없으나 이는 행정유도만으로는 어렵고 에너지대체의 경제성을 높여주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석탄을 중심한 국내에너지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이를 산업계의 대체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정책·가격정책도 종합적인 에너지생산 이용체계아래서 재조정 될수밖에 없을것이다.
소비절약과 연관되는 부분은 열손실률이 높은 중소기업과 산업용 열기계의 시설개체·신공정의 도입등 다양한 합리화시책이 필요하나 이는 적절한 규모의 금융이 반드시 뒤따라야할 부문이다. 각종 관련기금의 확보와 일반금융재원의 지원으로 뒤늦게 활기를 띠고있는 민간의 에너지절약기운을 더욱 북돋을 필요가 있다.
산업구조조정의 기본줄거리도 결국은 이같은 에너지대체, 절약의 기준이 가장 우선 적용되어야하므로 이같은 기금과 재원의 확보에는 다양한 길이 있다고 본다.
에너지성수기를 맞이하여 새삼 절약운동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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