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14국중 소제외 13국이 규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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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KAL기 격추사건을 토의하기위해 미국과 한국등 4개국의 요청에 따라 2일 긴급소집, 2시간15분계속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소련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발언자들은 민간항공기가 격추된데대해 충격과 유감의 뜻을 표했고 소련의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한편 안보리가 열리는 동안에도 세계곳곳에선 각국정부와 언론들이 목소리를 높여 소련의 비인도적 행위를 규탄했다. 유엔안보리발언요지와 각국의 반응을 간추려 소개한다.
▲「찰즈·리헨슈타인」미대사=지난81년11월8일 워싱턴 덜레스공항을 향하던 소련여객기가 불법으로 미해군기지가 있는 코네티커트주 크로튼상공을 비행했지만 미국은 이를 격추시키지 않았다. 과거 소련여객기가 총75회에 걸쳐 세계각국 영공을 침범했으나 이들은 격추되지 않았다.
소련군용기가 KAL기를 격추, 민간인을 대량 희생시킨것은 사전에 계획된 살인행위다.
▲「구르다·미즈오」일대사=이번 KAL기 사건은 경악할 비극이며 사악한 폭력행위인 동시에 무절제한 무력 사용은 유엔안보리의 주의를 환기시켜야한다.
만일 소련이 이번사건의 진상규명에 협조하지 않으면 국제민간항공기의 안전확보를 지극히 어렵게할것이다.
▲중공대표=『소련의 행위는 경악을 금할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통탄한다. 이 여객기에는 홍콩과 대만의 중국인이 타고 있어 유감이며 한국측이 주장한 5개항목을 전폭 지지한다.
▲소련대표=KAL기가 소련영공을 침입, 5백km나 비행하는동안 의식적으로 교신을 피했으며 사할린상공에서 소련군이 경고사격을한 10분뒤에 레이다에서 사라졌다. KAL기가 첩보활동을 했는지도 모른다.
소련대표는 빗발치는 비난에 억지로 태연한 자세를 보이려는 빛이 역력했으며 계속 파이프담배연기만 허공에 내뿜다가 세 번째로 발언했다.
그는 캐나다대표의 규탄발언에 이어 호주대표가 등단하자 더 참을수 없는 듯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밖으로 나갔으며 프랑스대표가 발언한 20분후인 하오6시5분께 제자리로 돌아왔다.
일본대표·캐나다대표등이 계속 소련을 공박하자 소련대표는 보좌관들과 귓속말을 나누면서 이를 무시하려고 했으며 자이레대표와 중공대표가 발언할때는 돌연히 태도를 바꾸어 동시통역 이어폰을 끼고 경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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