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발행 자기앞수표 변조권이 나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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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체국에서 발행하는 자기앞수표가 변조되어 서울과 지방에서 나돌고 있다. 변조수표는 지난3월부터 7월초까지 경북 경주·포항·구미와 전남여수등의 우체국환전창구 또는 금은방에서 5장이 발견됐고 지난달31일에는 서울성수동의 쌀가게에서 또 1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우체국발행 자기앞수표가 은행발행수표와 달리 타지역에서도 추심없이 지급되고 소액권 수표발행이 가능해 쉽게 변조사용에 이용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피해자들로부터 변조수표를 사용한 범인이 모두 40대후반의 남자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있다.
우체국발행 자기앞수표는 지난 80년 8월부터 전국1천4백개 우체국에서 취급하고 있다.

<변조수법>
범인은 일정액의 현금을 우체국에서 고액수표1장과 소액수표2∼3장으로 나누어 교환받은 후 소액수표의 숫자를 정밀하게 오려 다른 수표에 붙여 고액수표와 똑같은 수표로 변조했다.
1백70만원짜리와 12만원짜리, 1천7백원짜리등 3장을 교환받은 범인은 1천7백원짜리 수표에서 「1700」을 오려 12만원짜리의「120」자리에 붙이는 수법을 썼다. 범인은 또 특수잉크 사용,「0」이란 숫자를 스탬프로 덧붙여 찍어 한자리를 늘리는 방법을 썼다.
이 변조방법은 고도로 정밀해 눈여겨보지 않거나 특히 밤에 사용하면 거의 식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용수법>
범인은 고액으로 변조한 수표는 빠른 시간 안에 수표로 교환받은 우체국에 찾아가 현금으로 지급받고 진짜 수표는 시중에 유통시킨다.
이때문에 우체국은 진짜수표가 교환에 돌아올때야 가짜수표에 돈을 지급해준 사실을 발견하게돼 피해를 본다.

<피해자>
서울성수2가301의87 구본환씨(47)는 지난달31일 하오2시쯤 40대후반의 점퍼차림 남자로부터 서울잠실우체국발행 1백2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을 받고 거스름돈의 일부로 40만원을 내주었으나 확인결과 이 수표가 변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구씨에 따르면 범인은『부근 S자동차정비공장에서 구내식당을 하는데 쌀거래를 하자』 며 쌀값을 물어본뒤 10분쯤후에 공장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는것.
이때 범인은 『쌀2가마를 공장으로 배달해달라』 며 구씨에게 잠실우체국발행의 1백2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내놓고 거스름돈으로 우선 4O만원을 받아갔다.
구씨는 쌀을 싣고 공장으로 가보니 수표를 낸 범인의 말은 거짓이었고 확인결과 이 수표는 12만원짜리에 「0」 을 하나 더붙여 1백20만원짜리로 변조한 것이었다는 것.
경북경주시황오동130에서 금은방을 경영하는 김기수씨(42)는 범인에게 86만4천원어치의 금을 팔고 포항우체국발행의 67만2천원짜리 자기앞수표와 현금 19만2천원을 받았으나 이 수표가 7만2천원짜리를 67만2천원짜리로 변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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