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하장 순서 … 푸틴 뒤에 시진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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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한 노동신문이 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연하장·축전 전달 소식을 전하며 중국보다 러시아를 앞에 놓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제1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 친선국 수반에게 2015년 연하장과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국가수반의 실명 대신 직책만 나열했다. 순서는 ‘러시아 연방 대통령’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시리아 아랍공화국 대통령’ ‘베트남공산당 총비서’ 등이었다. 노동신문은 끝 부분에 김정은이 중국 부주석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연하장을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중국·쿠바·러시아 순으로 외국 국가수반과의 연하장 교류 소식을 보도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1일 각국에서 연하장을 보내왔다는 소식을 전할 때부터 러시아를 중국보다 앞세우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러시아와 밀월 무드를 연출해 중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에 나서도록 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최용해 노동당 비서의 특사 방문(10월) 외에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2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11월) 등 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러시아에 보내며 관계 강화를 모색해 왔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최근 “러시아 승전 70주년 기념식(5월)에 북한 지도자의 참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과는 지난해 6년 만에 교역량이 감소하는 등 관계가 소원한 상태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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