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회사가 미용실 연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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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남성미용실을 표방하는 신규 프랜차이즈 'JB카운티(www.jbcounty.com)'는 올해 1월말 홍대 앞에 첫 직영점을 열었다. JB는 '즐겁게 이발할 수 있는 공간(Joyful Barbering)'의 머릿글자이면서 모기업인 중부도시가스의 '중부'를 뜻하기도 한다. 중부도시가스는 천안.아산 등에 사업 기반을 둔 천연가스(LNG) 공급업체다. 이 회사는 1년이상 일본의 고급형 남성 미용실을 벤치마킹했다. JB카운티 관계자는 "저가형 남성미용실을 이용하는 고객은 전체 남성의 13.5%에 불과하다"며 시장을 밝게 내다봤다.

참치사업으로 유명한 종합식품회사 동원 F&B는 뉴욕 스타일의 20여 가지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샌드프레소(www.sandpresso.com)를 인수.합병(M&A)해 운영중이다.

SK㈜는 급성장하는 국내 애견시장을 겨냥해 애견 전문점 프랜차이즈인 폭시펫(www.foxypet.co.kr) 서비스를 하고 있다. OK캐쉬백의 브랜드 힘과 막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여성 고객을 붙잡자는 전략이다. 폭시펫은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현재는 동물병원. 애견용품 숍. 애견 미용실 등의 서비스만 하고 있지만 앞으론 강아지 분양에서부터 사후(死後)처리 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 선진국형 토털 애견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제조업체들이 프랜차이즈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데 프랜차이즈 방식이 비교적 비용 부담이 적은 데다 가맹점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제조업이 소매 유통과 결합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유통채널을 확보 하거나 다양화할 수 있어 새로운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자금력이 있는 중소 제조업체들도 독자적인 판로 확보망을 넓히기위해 프랜차이즈 사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치킨을 내세우는 핫썬치킨(www.hotsun.co.kr)의 모태는 치킨에 밑간을 하는데 사용하는 염지제와 파우더를 생산해온 금양식품산업㈜이었다. 이 회사는 2002년 '베이크치킨' 핫썬 브랜드를 내놨고 지난해 9월 체인사업을 별도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미용.건강.의료기기 등을 제조.수입하는 ㈜산테는 지난해 초 저가형 셀프다이어트방 '아방' 프랜차이즈를 시작, 전국적으로 180여개의 가맹점을 모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노하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소장은 "프랜차이즈 사업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해서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가맹점주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며 "제조업 경영방식만으론 한계에 부닥칠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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