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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하루 4방 '홈런 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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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삼성)이 하루 홈런 4개를 쳤다. 15일 대구 LG 더블헤더 2경기에서 만화 주인공처럼 홈런을 몰아친 그는 홈런 13개로 심정수(현대.홈런 12)를 단박에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모두 제대로 맞았다. 이승엽은 올 들어 간간이 홈런을 때리면서도 뭔가 어색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으나 이날 홈런을 때리고는 환하게 웃었다.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스윙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홈런 54개를 치던 1999년의 스윙폼을 다시 보는 듯했다.

1차전 1회에 나온 솔로 홈런과 2차전 3회에 나온 3점 홈런이 경기장 바깥으로 사라져버렸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2차전 8회에 이승엽은 더 이상 홈런을 때릴 의사가 없다는 듯 부드럽게 휘둘러 좌측 홈런을 만들었다.

하루에 홈런 4개를 친 경우는 국내에서 두번째다. 박경완(SK)이 2000년 현대 유니폼을 입고 한 경기에서 4연타석 홈런을 때린 적이 있다.

삼성은 이승엽의 4타점에 힘입어 1차전에서 11-7로 이겼고 이승엽의 5타점에 힘입어 2차전에서 18-4로 이겨 선두에 복귀했다. 삼성은 2경기에서 29득점, 9홈런, 31안타로 원정 온 LG를 초토화시켰다.

2차전 3회말에는 역대 한 이닝 최다인 13득점을 올렸다. 그래서 전광판엔

트윈스 000

라이온즈 00D

라고 표기됐다. 한 자릿수만 표시가 가능한 야구 전광판에는 두 자릿수가 넘어가면 A(11), B(12), C(13)…Z(35)로 표기한다.

삼성의 3회 공격은 최고 기록을 양산했다. 삼성의 3회 23루타는 역대 최고였던 22루타(1999년 현대)를 경신했다. 또 삼성이 3회에 낸 13득점, 11안타, 13타점, 14타수, 선발 전원 득점도 처음 나온 기록은 아니지만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반대로 LG 전승남의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 전승남은 1차전 7회에 등판, 브리또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34와3분의2이닝을 이어가던 0의 행진이 산산조각났다.

롯데는 문학에서 SK에 6-4로 승리, 5승3패로 중위권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태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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