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최고 스타 조계현투수|프로진출-진학놓고 방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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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내고교야구의 최고스타인 조계현(19·군산상고3년) 이 프로와 아마사이에서 진로를 결정하지못하고 방황하고있다.
올해 고교졸업선수중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투수인 조가 이미 호남을 연고지로 하고있는 해태타이거즈로부터 입단교섭을 받고있으며 몇몇대학으로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스카웃제의를 받고있는것은 잘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조가 졸업이 가까와지면서 고민에 빠져있는것은 해태측의 태도가 미온적인데다 아버지 조내권씨 (62) 가 대학진학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
『저라고 국가대표선수가 되는것을 바라지않겠습니까. 하지만 어려운 집안살림을 생각하면 직업전선에 나서야지요. 야구의 최고인기인 프로무대에서 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겠읍니까』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해태타이거즈를 택하고 싶다는 얘기다.
이와는 달리 해태측은 느긋한 태도다.
지난해8윌 한·일고교야구대회에서 팔꿈치에 부상을당한 이후 올상반기까지 부진한 조를 놓고 해태측은『당장 데려다 경기에 써먹을수는 없어 l, 2년정도 다듬어야할 선수』 라고말하고있다.
해태측이 조에게 제시한액수는 계약금2천만원에 연봉1천만원의 B급대우인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도의조건이라면 몇및 대학에서 제시한것보다 크게 나을것이 없다.
송경섭군산상고야구부장도『본인이 프로진출을 원하고있어 조건만 맞으면 보낼생각』 이라면서 『해태측과는 봉황기와 황금사자기대회를 끝낸뒤 최종결론을 내리기로했다』고 밝혔다.
조가 안고있는 고민은 군산시청 임시직원으로 근무하면서 산동네에서 어렵게생활하고있는 가족문제와 현재 놀고있는 조수현(39)·내현 (28) 등 두형의 취직, 여기에 본인에 대한 대우문제등이 겹쳐 해태측으로서도 고심하는 눈치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조는불과 7,8개월사이에 몸무게가 9kg이나 빠져 체중이 79kg에서 70kg으로 줄었다.
지난해8월말 팔꿈치부상으로 근1년동안 훈련을 제대로 못한 조는 1개월전에 치료를 끝내고 20일전부터 본격적인 피칭연습을 시작했다.
조는 아직까지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지만 지난1일부산에서 끝난 화랑기에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예리한 강속구를 보여주기도했다.
『이제는 완투할수있는 자신도 생겼습니다. 황금사자기대회까지 저의 모든것을다시 보여줄 생각입니다.』
유난히 무덥고 고통스런 여름을 보내면서 그는 다시한번 결의를 다지고 있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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