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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지나며 눈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통령은 이제는 우리농민들이 마음놓고 추수를 하게되었다며 만족해했다. 기차가 마을을 지나칠때마다 사람들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양지바른 산에서는 성묘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대통령은 그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마미, 금년엔 모든실향민들과 다같이 우리 내외도 평산(황해도)에 있는 고향선영에 성묘를 했으면 좋겠소』라고했다.
어느덧 기차가 낙동강을 건널 때 대통령은 감개무량한듯 눈에는 이슬이 맺혀있었다.
상오10시45분에 기차가 청도에 도착하자 신국방·조내무·김교통장관과 몇사람의 관리가 대통령을 맞았다. 자동차로 대통령은 산비탈에 있는 피난민촌락으로갔다. 피난민들은 짚과 나무잎사귀로 움막을 짓고 지내고 있었다.
전재민들은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놀란 표정이었으나 대통령의 위문일행임을 알자 크게 환영하였다.
대통령이 시찰하는 도중 어느 노인은 『이제 돌아가게 되었으니 참 고맙습니다』 하고 대통령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은 약 한시간동안 구석구석을 돌아본후 마이크를 통해 남븍통일과 신생활운동에 관해 연설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경산 근처 강변에서 연합군 병사들이 노역하고 있는곳을 지나게 되자 대통령은 하차하여 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곳에서는 전재민들이 줄을 이어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누더기를 걸친채 봇짐들을 지고걸었지만 얼굴은 희망에 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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