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포털 "잃어버린 영광을 찾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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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이들 업체는 인터넷 이용이 본격화한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포털 3강'으로 꼽히며 사이버 세상을 주름잡았다. 하지만 지식검색.카페.싸이월드 카드를 각각 들고 나온 네이버.다음.네이트 등에 밀려 5년여 만에 3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3개 포털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새롭게 도약할 전략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 "동영상 검색으로 1위 되찾겠다"(야후코리아)=성낙양 사장은 "문서(텍스트) 위주의 검색 서비스 시대는 갔다"며 "동영상 검색으로 1위에 다시 등극하겠다"고 말했다.

성 사장이 준비한 야심작이 12일 선보인 '야후! 멀티미디어 검색서비스(야미)'다. 성 사장은 "'야미'는 야후닷컴의 뛰어난 동영상 검색기술(웹 크롤링 방식)을 동원해 국내 업체 중 가장 광범위한 동영상 파일을 검색해 준다"고 소개했다.

야미는 전세계 웹상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파일과 사용자가 직접 만들거나 제휴업체를 통해 확보한 다양한 콘텐트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성 사장은 "네티즌의 검색 선호도가 텍스트에서 동영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야미가 제공하는 스포츠.연예.영화 등 동영상 검색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 "U-포털로 간다"(파란)=송영한 사장은 "U-포털로 승부를 내겠다"며 "2~3년 내에 포털업계의 지형을 흔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 사용자는 대부분이 초고속망 같은 전용회선을 통해 접속하고 있다. 하지만 PC는 물론 개인휴대용정보단말기(PDA)나 휴대전화 등으로 이동 중에도 무선 인터넷에 접속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란 게 송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무선인터넷 시대가 되면 결국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트를 누가 갖고 있느냐에 따라 포털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사장은 "파란은 이에 대비해 최근 몇 년간 음악.영화.게임 등 풍부한 콘텐트 확보에 주력해 왔다"며 "U-포털시대가 본격화하면 새로운 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송 사장은 "시장에서 영원한 1등은 없다"며 "파란이 새롭게 도약할 2~3년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 "검색으로 끝장 본다"(엠파스)=박석봉 사장은 "포털의 기본은 검색 서비스"라며 "검색의 새로운 개념을 연 '열린 검색'으로 네이버의 '지식 검색'과 진검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나 다음의 지식검색 서비스는 각각 자사가 저장 중인 데이터만을 대상으로 검색한 결과를 내놓는다. 각 회사의 데이터 저장량에 따라 검색의 질과 양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반면 열린 검색은 엠파스는 물론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인터파크나 CJ몰 같은 쇼핑사이트들의 데이터까지 검색할 수 있다. "네티즌 입장에서 검색 결과가 풍부하고 양질의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는 자사의 데이터까지 검색해가는 '열린 검색'에 대해 지적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박 사장은 그러나 "웹상의 모든 자료를 대상으로 정보를 찾는 것이 검색의 기본 취지"라며 "앞으로는 블로그나 동영상 등에 대한 열린 검색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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