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 3분 늦춰 생방송 사고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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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지난주 시청률 상위 20위 안에 드는 MBC 프로그램은 '꼭 한번 만나고 싶다' 한 개였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참담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시청률 부진과 잦은 사고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진 MBC가 프로그램 개편으로 반전을 노린다. 24일 시행되는 가을 개편에 18개 프로그램을 신설하면서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가족의 재발견=가족은 중요하지만 진부할 수 있는 주제다. 그럼에도 MBC는 가족을 개편의 화두로 삼았다. 이유도 분명하다. "10.20대가 TV에서 이탈한다. 주 시청층인 중.장년층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설되는 '가족愛 발견''부부일기' 등은 그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족愛 발견'(목요일 오후 7시20분)은 위기에 처한 가정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내용. '부부일기'(일요일 오전 9시55분)는 평범한 부부들의 다양한 애환을 소개한다. 모두 30대 이상이 타깃이다.

청춘 시트콤도 이런 변화에 동참한다. 간판 시리즈인 '논스톱'이란 이름까지 버릴 정도다. 뒤를 잇는 '레인보우 로망스'(사진)는 부모를 잃고 꿋꿋이 살아가는 세 남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청층을 대학생이 아닌 가족 전체로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 목요일 밤의 '오락 전쟁'=의미도 좋지만 시청률은 포기할 수 없는 영역. MBC는 이번에 예능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우선 '섹션 TV 연예통신'이 수요일에서 목요일 밤 11시대로 이동한다. 대신 이 시간에 방송되던 '100분 토론'은 자정 너머로 시간이 미뤄졌다. 따라서 '해피투게더 프렌즈'(KBS)'웃찾사'(SBS)'섹션…' 등 거물간의 혈전이 목요일 밤 펼쳐지게 됐다. MBC측은 "예능은 예능으로 맞선다는 전략"으로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이경규와 김국진 등이 거의 10년 만에 본업인 코미디로 복귀한다. 수요일 밤 11시5분 방송되는 '웃는 Day'는 정통 코미디와 스탠딩 개그와의 접목을 시도한다.

◆ '3분 딜레이' 방송=성기노출 사고를 빚었던 MBC '음악캠프'는 '쇼! 음악중심'으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사고를 막기 위해 현장과 방송의 시차를 3분간 두는 '3분 딜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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