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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장 SUV시장…야심만만한 막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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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쌍용차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소형 SUV 티볼리가 독특한 외관과 성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쌍용자동차]

SUV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과거부터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어 왔지만 이젠 세계적으로 승용차의 성장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런 흐름은 해치백과 왜건의 천국으로 불리는 유럽 시장에서도 뚜렷하다. 지난해 유럽의 승용차 판매는 1300만대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과 비교해 5.6% 늘었다. 그런데 이 중에서 SUV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2009년 이후 5년 연속으로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의 경우 SUV 판매 비율은 19%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B-세그먼트(소형급 보다 작은 준소형 모델) SUV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런 준소형 SUV의 점유율은 2013년 22%에서 27%까지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각축장인 중국도 비슷하다. 중국에선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자동차 시장이 점차 둔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11월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4%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SUV 시장은 다르다. 2010년 135만대가 판매된 이후 2013년 300만대, 2014년 10월 기준으로 319만대가 판매되며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5.3% 증가한 1640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하지만 11월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0.1% 감소할 때, SUV 판매는 10%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판매의 중심축이던 중형급 SUV의 점유율이 43%에서 39% 수준으로 낮아지고, 소형급 SUV의 판매가 36%에서 40%까지 확대된 것이 눈에 띈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33만3000여대의 SUV들이 팔려 나갔는데 4년 연속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도 국내 SUV 시장은 10% 가량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소형 SU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개척한 것은 한국GM의 트랙스였다. 이후 르노삼성이 출시한 QM3가 소형 SUV 붐을 이끌었다. 지난해 트랙스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늘었고, QM3도 르노삼성의 목표인 8000여대를 넘어 1만8000대를 팔았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가 있다. 과거엔 ‘과시형 자동차’ 구입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캠핑 문화 등으로 상징되는 레저 활동이 늘면서 SUV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또 생활상이 달라지면서 싱글족과 1자녀 가구가 증가한 것도 소형 SUV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이런 고객들을 잡기 위한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공략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푸조는 2008을 들여왔고, 닛산은 유럽에서 인기를 끈 소형 SUV 쥬크를 수입해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선 최근 쌍용 티볼리가 합세했다. 티볼리는 42개월의 개발 기간과 3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했다. 티볼리에 탑재된 1.6L 가솔린 엔진은 일본 아이신의 자동 6단 변속기와 결합해 부드럽게 달릴 수 있다. 실내 공간도 동급 모델 중 가장 크고, 423L의 트렁크에는 골프백을 3개 넣을 수 있다. 티볼리의 계기판에는 국내 최초로 ‘6 컬러 클러스터’가 탑재된다. 덕분에 운전자 취향에 따라 6가지 조명을 선택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하단 부위를 평평하게 처리해 스포츠 카와 같은 느낌도 가미했고, 동급 최초로 열선도 추가했다. 좌석에도 열선은 물론 통풍 기능까지 추가됐다. 차체의 71% 이상을 고장력 강판으로 만들었다. 역시 동급 차량 중에선 가장 높은 비율이다. 또 7개의 에어백과 함께 골반부 하중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안전벨트 역시 경쟁력으로 꼽힌다.

가격 경쟁력도 높다. 수동변속기 모델은 1635만원부터 시작해 준중형 세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게 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318만~645만원까지 저렴하다. 수입 소형 SUV와 비교하면 최대 1055만원을 아낄 수 있다. 쌍용차는 소형 SUV에 대한 인기에 힘입어 티볼리의 연간 판매 목표를 국내 4만대, 해외 6만대로 잡아 놓았다. 불황의 골이 깊어가는 와중에도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소형 SUV 시장을 두고 올해 국내외 업체들의 총성 없는 전투가 예고되고 있다.

오토뷰=전재휘·강현영 기자 junjaehwi@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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