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에 걸린 연예인들 "동정"과 "책임"양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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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보체재 재정비 시급>
○…「7·6」 개각은 전격적인데다 보안이 완벽, 낌새를 전혀 몰랐던 해당부처의 간부들은 몹시 당황.
특히 당황했던 부처는 직속상관의 신변문제를 발표직전까지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내무부와 치안본부.
6일 청와대 공식발표를 앞두고 출입기자들이 노태우장관의 경질을 확인하자 내무부와 치안본부는 그때서야 다급히 확인하느라 부산을 떨었고, 서울시경에서는 『낭설이다』 고 한마디로 일축.
정보의 집산지인 치안본부와 그 중추신경인 시경에서조차 직속 장관의 경질을 전혀 모르고있었던데 대해 간부들은 경보체제를 재정비해야겠다며 멋적어하는 표정들.

<뾰축한 대책없어 고민>
○…교통부는 최근 산성골프장사건을 계기로 터진 골프장 회원관리상의 문제점 보완 대책을 놓고 고민중.
부쩍 늘어나는 골프인구와 이에 편승한·일부업주들 때문에 부작용이 일고 있다고 지적한 한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골프장을 많이 늘리는 것이 상책이지만 국토가 좁은 나라에 무작정 늘릴 수도 없고, 골프애호가들에게 골프를 못치게 강요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한숨.
또다른 한 관계자는 말썽이 되고 있는 회원권 문제에 대해서는『당국에서 검인을 찍어 발행토록 한다면 질서가 잡힐지 모르지만 정부가 그런 것까지 관여해서야 되겠느냐』 고 한탄.

<출연료까지 때이기도>
○…연예인을 내세운 극장식스탠드바 분양 사기 사건을 수사한 서울지검 수사관들은 당초「인기연예인이 낀 사기단」 이라는 정보에 따라 한때 긴장, 연예인들을 소환 조사할 때엔 철저히 보안하는 등 수사외적인 요소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웠으나 막상 수사를 마치고 보니 『연예인들 역시 피해자라는 사실에 다소 김이 샜다』고 실토.
한 수사검사는 「연예인들이 피해를 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기범들의 범행을 도와준 절과를 빚었다는 점에서는 책임이 있다』 면서 『차후 연예인들이 이러한 사건에 관련될 경우 처벌할 방침』 이라고 경고.
또 다른 한 검사는 그러나 연예인중 가수 P씨가 왕년의 인기와는 달리 보증금 50만원, 월7만원의 삭월세 방에 살고 있더라며 『돈 좀 벌려고 명예와 얼굴을 빌려줬다가 오히려 망신당하고 출연료까지 떼인데다 피해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받는등 2중,3중의 피해를 보고 있더라』 고 그의 처지를 동정하기도.

<사철 자라는 잔디 연구>
○…서울시 환경녹지국은 겨울철에도 새파랗게 자라는 잔디를 개발하기 위해 때 아닌 잔디연구에 골몰.
이는 김성배서울시장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겨울철 눈 속에서도 푸른 잔디가 자라 운동도 하고 골프도 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비, 사철잔디를 개발하라고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지시했기 때문.
이에 따라 공원녹지국은 잔디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22가지의 잔디씨를 구해 묘포장에 심을 계획.
그러나 미국동북부와 유럽의 경우는 해양성 기후로 겨울에 습기가 많아 잔디가 갈 자라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륙성 기후로 혹한이 계속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품종이라 하더라도 잔디가 푸르름을 유지할지 걱정이 태산.

<멋대로 못올리게할 생각>
○…7월1일부터 서울역 그릴이 민영화하면서 음식값이 평균 30%정도 껑충 뛰자 집주인인 철도청은 자못 당혹스런 표정.
철도청으로부터 연간8억3천만원의 임대료에 서울·부산역그릴과 열차식당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플라자호텔측은 시설을 개수하고 음식도 호텔 수준으로 질을 높인데다 철도청이 직영할 때는 물지 않았던 부가세·방위세등 세금까지 물게돼 음식값인상이 불가피하다며 15∼1백4%까지 값을 올린것.
철도청은 일단 경영권을 넘겨준만큼 집주인이 음식값까지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열차승객들만이 이용하는 열차식당 음식값은 멋대로 올리는 일이 없도록 주인노릇을 할 생각이라고.

<경감 40명이동놀라>
○…서울시내 일선경찰서 형사계장들은 6일자로 전격 발표된 40여명의 경감급 인사발령에 놀란 표정들. 특히 A급 부임지로 불리고 있는 K,Y경찰서 형사계 직원들은 전임 계장들이 다른 경찰서로 전보발령된데 대해 나름대로 분석하느라 우왕좌왕.
이 때문에 형사계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일손을 멈춘 채 뗘나는 전임 계장의 공과를 따지는가하면 신임계장의 수사 경력 등을 파악, 직속상관인 형사 반장들에게 보고하느라고 바쁜 모습.
K경찰서 이모경감은 이번 인사발령에 대해 「그동안 큰 미제사건도 없었으며 문제도 일으키지않아 이번 인사에서는 빠질 것으로 믿었는데 부임한지 만 1년 만에 떠나게 돼 아쉽다』 며『기동대에서 임기를 마친 많은 경감들 때문에 이번 인사가 전격적으로 실시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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