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총장은 외유내강 선비형 … 몇차례 고비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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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때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과 중수부장을 맡기 전까지는 요직을 경험하지 못한데다 조용한 업무 스타일로 인해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외유내강형의 강인함을 보여주면서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기 시작했다. 김 총장은 취임 이후 검찰을 견제하려는 정치권 등의 외풍에 시달렸다. 송광수 전 총장 때의 대선자금 수사로 인해 검찰권을 견제하려는 정치권의 공세에 직면했던 것이다.

김 총장에게 닥친 첫 시련은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 파문이다.

김 총장은 당시 추진되던 형소법 개정안대로라면 검찰권이 크게 약화한다는 판단에 따라 대검 내 사개추위팀을 정비해 '검찰이 지켜야 할 것은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검찰과 경찰 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쳤던 수사권 조정 문제도 무리 없이 처리했다.

국정원의 불법 도청 사건 수사나 두산그룹 비리 의혹 사건 등을 통해 '재벌 앞에 약한 검찰'이라는 우려를 씻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에는 검찰 내부 감찰을 강화하겠다며 검사들에게 조선시대 '선비상'을 배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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