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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자 구하다 목숨 잃은 숭고한 정신 기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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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국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이 추모 메달을 수여하기로 한 고(故) 최혜정 단원고 교사(왼쪽)와 고 박지영 승무원. 두 사람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때 승선자들을 구하고 숨졌다.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탑승자들을 구하고 숨진 고(故) 최혜정 단원고 교사와 고(故) 박지영 세월호 승무원이 미국의 민간 공익재단이 주는 추모 메달을 받는다.

 21일(현지시간) 한국 뉴욕 총영사관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FCMF)’이 최 교사와 박 승무원에게 골드 메달을 수여하기로 했다. 재단 측은 “골드 메달은 재단에서 주는 상 가운데 최고 등급이며, 남다른 희생정신과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이 단체의 골드 메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와 박씨의 희생정신은 FCMF 설립 취지와도 일치한다. ‘포 채플린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작전을 수행하던 미 군함 도체스터함이 침몰할 때 승선자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4명의 군목을 뜻한다. 자신의 구명조끼를 병사들에게 벗어주고 침몰하는 배와 함께 생을 마친 성직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필라델피아시는 ‘포 채플린스’ 예배당을 세웠다. ‘불멸의 네 군목’으로 추앙받는 이들의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나와있으며 1992년 ‘영원한 빛’이라는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은 각종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투입돼 구조임무를 맡는 자원봉사단 ‘비상사제단(Emergency Chaplains Corps)’을 설립해 후원하고 있다. 이 부대는 9·11 테러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때 구조활동을 벌였다.

 시상식은 3월 8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재단 본부에서 열린다. 마이클 스택 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 등 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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