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경의『낮과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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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어떤 것을 이야기하든 넓은 의미로 모든 문학의 주제는 인생이라고 생각됩니다. 사회의식을 그렸든 내면의식을 그렸든 좋은 작품이란 인생을 이해시키고 삶을 사랑하게 하는 것이라고 보아요.』
강석경씨는 또렷또렷하고 빠른 목소리로 문학과 소설을 이야기한다.
『작품을 사회의식의 선에서 도식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작품도 사회와의 연대속에서 나온 것이므로 사회의식이 내포되어 있읍니다.』
개인적인 체험속으로 들어가 자기체험에 대해 고백적이고 진실할 때, 그래서 감동으로 연결될 때 그 작품에 대한 시선을 조금만 늘리면 사회적인 의미는 저절로 찾아지리라는 이야기다.
『이번 작품은 기지촌에 잠입하여 취재한 결과 나온 것입니다. 장편으로 만들려고 했으나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단편으로 꾸몄습니다. 그들의 생활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해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현장감이 살아있다는 자부는 하고 있읍니다.』
74년「문학사상」제1회 신인상을『근』『엘리께여 안녕』등으로 받으면서 사회속에 약자의 존엄성이 박탈당하는 것에 저항하여 존재의 뿌리를 찾으려한 작품세계를 보였는데 이번 작품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것 같다.
『앞으로 아름다운 연애소설을 써보고 싶습니다. 인생의 본질은 사랑이고 남녀의 사랑은 그 집약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요즈음 같은 사랑의 부재시대에 메마른 가슴에 사랑을 환원시킬 훌륭한 작품을 써낼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무척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됩니다.』
강씨는 누군가가 그러한 작업을 해내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문학에서 그러한 순수한 감동이 결핍되어 있는 것이 오늘날이며 따라서 그만큼 절실해졌다는 이야기다.
강씨는 조각을 하다가 문학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조각의 추상성보다는 소설적 서술이 보다 풍부한 표현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
「문학사상」지의 연재를 위해 전국을 여행하며 예인들을 만나는 것이 소설을 쓰는 것과 함께 큰 즐거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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