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최고급 세단'페이톤'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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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손으로 조립한 차.'

최고급 세단인 독일 폴크스바겐의 페이톤(사진)을 부르는 말이다. 독일 드레스덴에 있는 이 차 공장은 소비자가 조립하는 모습을 훤히 볼 수 있는 유리집이다. 페이톤 고객은 자신이 탈 차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유리공장에서 직접 보고 인수해 갈 수 있다. 이는 후발 주자인 만큼 손으로 만든 차를 강조하기 위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다.

BMW 7시리즈,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등이 점유한 최고급 세단 시장 규모는 전 세계 25만대(연간)정도이다. 페이톤은 옆에서 보면 아우디 A8과 비슷하다. V형 6기통 엔진을 붙여 W자로 만든 12기통 엔진(배기량 6000㏄)도 A8과 함께 쓴다.

무게 2.2톤에 달하는 이 차는 중후함이 특징이다. 아우디가 알루미늄 차체를 쓴데 비해 페이톤은 강철 프레임을 사용했다. 따라서 동급 차보다 200㎏ 정도 무겁지만 안전도는 그만큼 더 강하다. 제노 케시바우머 국제영업담당 부사장은 "초대형 고급차 고객은 안전도를 중시하기 때문에 강철 프레임을 사용했다"며 "페이톤은 가솔린과 디젤 두 종류의 차를 생산하지만 디젤의 연비가 가솔린보다 30% 이상 좋다"고 말했다.

12기통 롱휠 베이스를 독일 아우토반(고속도로)과 산길에서 시승해 봤다. 최고출력 420마력의 힘은 여유가 넘쳤다. 정숙성과 실내 디자인도 경쟁 차종에 비해 나무랄데가 없다. 단 시속 160㎞를 넘어서면 뒷좌석에서 작은 바람소리가 들린다. 이후 시속 250㎞ 이상으로 달려봤다. 아직도 힘이 남는다. 도로에 달라 붙는 듯한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코너링은 고속으로 달릴 때 자동으로 딱딱해지는 에어 서스펜션과 네바퀴 굴림의 '포모션' 기능 덕분에 앞뒤로 밀리지 않는다.

드레스덴(독일)=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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