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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수교 백년사에 이어|영·독·불·이 관계사도 펴내|국편위중심, 연말까지 매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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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작년 한미수교 1백주년에 이어 구미각국과의 수교1백년을 한꺼번에 맞으면서 학계에선 상대국과의 관계사 1백년을 정리하는 연구사업이 광범하게 일고있다.
최근 국제역사학회의 한국위원회(위원장 김해종)가 27명의학자를 참여시켜 한미수교1백년을 다각적·심층적으로 연구·정리, 8백여페이지의 방대한 연구서로 엮어낸『한미수교1백년사』에 이어, 국사편찬위원회는 한-영, 한-불, 한-명, 한-이관계 1백년사의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한국사연구협의희를 통해 국사편찬위가 중심이 돼 특별연구과제로 추진중인 이 사업은 각국별로 10여명의 전문학자들이 참가, 올해 말까지 매듭지을 예정이다.
한-영, 한-독수교는 올해로 1백년을 맞으며 한-이, 한-불관계는 84년, 86년에 각각 1백주년이 된다.
한-영, 한-독, 한-불관계는 현재도 외교관계가 계속되고 있어 「수교1백년사」연구로 추진중이나 한-노관계만은 외교관계가 단절된 오늘의 실정에 따라「한-노관계1백년사」연구가 된다고.
『각국과의 1백년사를 편찬하고자하는 뜻은 지난 1백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가늠하면서 앞으로의 관계개선에 디딤이 됐으면 하는데 있읍니다.』
국사편찬위 이현종위원장은 이번 연구사업에 관계학자들의 논문이 망라될것이라면서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현재상태에서 연구실적을 집약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관계사 연구는 정치·경제·문화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진행되겠지만 워낙 관계사전공자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을것으로 보인다.
「시대사」로 꾸밀 의욕은 있으나 그중 연구 안된 부분을 어떻게 메울것인가도 문제여서 손쉬운 「논문집」으로 엮어낼 방법도 모색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되진 않았다.
이번에 국제역사학회의 한국위원회가 퍼낸 『한미수교1백년사』는 제1편에 수교이전의 한미교섭·한미수호통상조약체결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한미관계를 엮고, 제2편엔 미군정과 대한민국 정부수립이후의 한미관계를 정치·경제에서부터 미술·영화에 이르기까지 망라, 그동안 그런대로 축적된 연구성과로 이런 고민은 적었다.
한편 연구량을 보면 오늘날 밀접한 상태에 있는 한-영, 한-독, 한-불관계보다 국교가 단절된 한-노관계가 더많은 실정이다. 이는 역사상 이해관계의 깊이에 따른 차이로 볼 수 있는데, 한-노관계는 일찌기 조선효종때의 나비(러시아)정벌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이땅에선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겨간 아관파천에 노일전쟁까지일으켜 많은 역사적 자국을 남겼던것이다.

<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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