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발란 싱가포르외상과 특별인터뷰|정부가 깨끗해야 사회안정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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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싱가포르의 「S·다나발란」외상겸 문화상(46)은 최근 본사 김건진외신부장대우와의 회견에서 싱가포르가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된 배경, 한·싱가포르의 유대증진방안, 베트남사태에 관한 아세안국가들의 입장등에 관해 폭넓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 회견을 통해 정치·사회적 안정은 정부자신이 『깨끗할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역설했으며 인도차이나의 긴장사태는 베트남의 호전적인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다나발란」외상과의 회견요지다.
-싱가포르가 지난 10여년동안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내요인으로는 우선 정치적안정과 강력한 지도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의 정책입안과 집행이 가능했다.
훈련된 요원을 확보한 것도 경제성장의 큰 힘이 되었다. 우리는 영국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이어 받았으나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개혁시켰다.
국외요인도 우리에겐 아주 다행스럽게 작용했다. 65년에 싱가포르가 독립한 이래 20년간 국제경제는 급속한 성장을 지속했으며 우리는 그러한 상승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이용했던 것이다.
-싱가포르는 세계적 금융중심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국제금융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된 배경은?
▲싱가포르가 69년께부터 국제금융시장으로서의 자리를 굳히기 시작한 것은 몇가지 좋은 여건이 성숙돼 있기 때문이었다.
첫째, 싱가포르 시간대의 위치가 좋다. 기존 금융센터인 뉴욕과 런던의 중간시간대에 자리잡고 있다.
둘째, 지리적으로 볼 때도 싱가포르는 오랫동안 아시아지역 무역의 요지였다. 주변엔 말레이지아·인도네시아·태국등이 있어 오랫동안 상거래가 번성했던 것이다.
세째, 싱가포르는 외국은행에 대해 문호를 완전히 개방하고 많은 기업들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과감한 정책을 채택했다.
넷째, 싱가포르는 국제금융시장의 통용어인 영어가 공용어로 돼있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이광요수상정부는 특히 공무원이나 일반시민들의 부정부패를 철저히 다스려 『깨끗한 정부』의 이미지를 심는데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강력한 정부』란 고위관리들 스스로가 솔직하게 일하고 깨끗하게 처신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공무원이나 일반시민을 막론하고- 부정부패를 가장 큰 죄악으로 간주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선 정치인이든, 사업가든, 공무원이든, 일반시민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뇌물을 주거나 뇌물을 받은 사람은 엄중한 처벌을 받고 있다.
반면에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일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은 싱가포르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살수 있고 사업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 발전의 주요 요인은 서로가 믿고 일하는 「신의」라고 볼수 있다.
-싱가포르에 와있는 수천명의 한국 교포, 건설기능공들에 대한 이곳 평판은?
▲한국인들이 무슨 큰 사고를 저질렀다거나 한국인들 때문에 이곳 주민들이 어떤 불평을 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한국과 싱가포르 양국은 정상들이 상호 방문하는등 유대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우호관계를보다 강화하기 위한 방안은?
▲양국관계는 수뇌들의 상호방문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양국국민간의 많은 교류에 의해서도 증진돼왔다. 무역과 스포츠교류도 활발하고 이 곳에 와 있는 한국인 기술자들은 싱가포르의 발전계획에 크게 참여하고 있다.
경제적 교류가 증가하면 자연적으로 양국간의 정치·문화적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본다.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으로 야기된 인도차이나반도의 불안한 정세가 아직도 계속중이다.
월남전이후의 인도차이나 정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75년 사이공이 함락된 직후 많은 사람들은 인도차이나반도에 새로운 평화와 성장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흥분까지 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베트남은 인도차이나를 지배하려는 야욕을 갖고 캄보디아를 침공했고, 그결과 베트남과 아세안국가들과의 관계는 악화됐다. 게다가 베트남은 중·소분쟁에도 끼어 들었고 이 때문에 같은 공산국가인 중공과의 관계도 악화됐다.
베트남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공과의 관계를 빨리 해결해야한다.
베트남이 이런 무모한 짓을 중지하고 국민들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지 않는한 그들은 매우 큰 댓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본다.
-중앙일보가 한국신문으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하게 된데 대해 특별히 부탁하고 싶은 말은….
▲발전하는 싱가포르의 실상이 정확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며 상호유익한관계가 지속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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