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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리비아 빚' 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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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리비아 대수로 공사와 관련해 대한통운이 동아건설 부도로 떠안았던 2억7000만 달러 규모의 우발채무가 해소될 전망이다. 대한통운 이국동 사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9월 말 리비아를 방문해 6월 30일자로 대수로 1, 2단계 공사가 모두 종결됐음을 리비아 대수로청 장관과 서로 확인하고 조만간 예비완공증명서(PAC)를 발급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리비아 대수로 공사에 참여했던 대한통운은 지난해 12월 리비아 측과 대수로 공사 1, 2단계 잔여분을 동아건설을 대신해 수행키로 했고 이 공사를 내년 6월 말까지 완공시키지 못하면 리비아 측에 2억6700만 달러를 물어줘야 할 입장이었다. 리비아 측은 그동안 콘크리트관의 하자보수 책임과 하자보수자금 부담 문제 등을 이유로 PAC 발급을 미뤄왔다. 이 사장은 "1년간의 하자보수 보증기간을 거쳐 내년 6월 최종준공증명서(FAC)를 받을 예정"이라며 "1, 2단계 공사 완공에 따라 78억 달러 규모의 대수로 3~5단계 공사 수주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통운은 대수로 사업뿐 아니라 도로.항만 등 리비아 경제 재건 사업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또 "앞으로 종합건설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택배.항만 관련 시설 공사를 외부 업체에 맡겨왔으나 앞으로는 직접 짓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당장 주택분야의 건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통운 남북경협물류전담업체로서 경기도 파주에 대북 물류 전초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북측과 협의해 대북 민간물자 물류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STX의 대한통운 지분(21%) 인수와 관련해 "법정관리 기업으로 의결권이 제한돼 있다"며 "회사 정리 계획에 따라 내년 5월 500만 주의 출자 전환 등이 이뤄지면 STX의 지분은 14.2%로 줄고 골드먼 삭스는 13.4%가 되는 등 어느 특정 기업이 경영권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재 대한통운의 주요 경영 숙제는 대수로 공사의 완결"이라며 "인수합병(M&A) 문제는 내년 6월 말 이후에나 검토할 사항"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M&A와 관련, 어느 기업과도 접촉한 바 없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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